대구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에 대형 평형대 수요자 고갈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작년부터 공급된 대구시내 아파트 단지마다 50~60평형대의 대형 아파트가 미분양 물건으로 수북이 쌓여있는 가운데 상당수 단지에서는 입주시까지 악성 미분양 물건으로 남을 전망이어서 일부 건설업체의 경우 대형 평형대 아파트로 인해 경영압박까지 받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찮다.
이 때문에 주택업체들은 대형 평형대를 넣은 아파트를 분양했다가 소형평형만 일부 계약되고 대형 평형대는 3~5개만 계약하는데 그치자 계약금에 위약금을 붙여 돌려준뒤 대형평형대를 없애고, 모두 중.소형으로 설계를 다시해 재사업승인을 받는가 하면 몇몇 업체들은 올 상반기중 분양할 아파트의 설계를 변경, 대형평형대를 없애고 있다.
실제로 화성산업은 작년 11월 수성구 지산동에 아파트 100가구를 분양했으나 34평형 일부만 분양되고, 54평형은 거의 계약이 이뤄지지 않자 계약한 10여가구에 대해 계약금에다 위약금을 더해 돌려주고는 전체를 33평형, 141가구로 재설계한 뒤 2월말 재분양을 목표로 사업승인을 받아두고 있다.
또 올 상반기 중 달서구 월성동에 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인 코오롱건설은 시행사와 협의, 30~40평형 위주로 아파트를 구성하는 쪽으로 설계를 변경한다는 방침이고, LG건설은 오는 6일 모델하우스를 공개하는 월성동 '1차 월성LG자이' 계약률을 봐가며 '2차 월성LG자이'아파트의 구성을 중소형 위주로 변경을 검토키로 했다.
이 밖에도 달서구 유천.월성.진천동에서 올해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으로 있는 주택업체들은 대부분이 초기계약률을 높여 시공에 따른 금융부담을 덜기위해 30~40평형대를 주력평형으로 하고, 구색용으로 극히 일부가구만 50평형대로 채운다는 마케팅전략을 세우고 있다.
작년에 수성구와 중구 지역에서 분양한 주상복합이나 아파트도 50~60평형대의 경우 상당수가 미분양 물건으로 남아 시행.시공사의 자금회수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작년 11월 중구 대신동에서 '영남모아드림(일반분양 298가구)' 아파트를 분양한 영남건설은 60평형(44가구)과 68평형(50가구)을 거의 분양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지만 입지적 여건 등을 감안, 입주때까지 처분할 수 있을지가 업계의 관심거리다.
작년 12월 태왕이 분양한 수성구 범어동 '범어명품리더스'도 287가구 중 48평형(79가구)의 경우 20여개 미만을 계약하는 데 그친 상태다.
이처럼 대구에서 대형 아파트의 공급이 수요에 못미치고 있는 것은 IMF 이후 지역의 주력산업 붕괴로 대형평형대 수요자인 상류층의 신규 창출이 안된데다 헌집에서 새집으로 옮기려는 대체수요자들이 급할게 없어 위치와 가격, 품질 등을 꼼꼼이 따져보면서 내집 선택을 미루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 주택업체 대표는 "지역 경기침체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부유층의 신규창출이 중단, 대형평형대 수요자가 고갈된 가운데 기존 대형평형대 거주자들이 갖가지 조건을 따져 집을 신중하게 선택하기 때문에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아파트들은 안팔리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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