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제가 수출 비상에 걸렸다.
원화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 유가 및 원자재가격까지 덩달아 오르면서 이른바 '신(新) 3고(高)'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 환율 폭락은 지역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유가 및 원자재 급등은 국제 경제 환경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어 지역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 전선에 막대한 타격을 줄 전망이다.
11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0원 내려 올 들어 최저치인 1천160.60원에 마감됐으며 G7 회담 이후 아시아통화에 대한 절상압력이 가속화되면서 1천150원이하까지 계속 추락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섬유, 안경, 자동차부품, 전기.전자 등 달러화 결제 비중이 많은 대구.경북 주력 업종들은 수출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대구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업종별 손익분기점 환율은 섬유가 1달러당 1천263원, 기계 1천254원, 전기전자부품이 1천241원 수준이다.
구미 코오롱, 한국합섬, 새한 등 화섬 및 제직업체 경우 환율급락이 중국, 대만 등 경쟁국가와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켜 환율 악화가 가속화되면 월 평균 수십억대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역 자동차부품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 환율폭락으로 인한 완성차 수출 감소는 하청업체에 대한 원가 압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환율 10원 당 자동차 수출 감소분은 5천~6천대로 삼립, 평화산업 등 수요처를 다변화 한 일부 기업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부품업체들이 현대.기아.대우 등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위안화마저 절상될 경우 지역 경제 전체는 더 깊은 수렁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전 제조분야에 걸쳐 중국 수출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위안화 절상에 따른 중국수출 부진은 지역경기 흐름을 단번에 바꿔 놓을 수 있다는 것.
여기에 유가마저 고공행진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석유수출기구(OPEC)가 10일 알제리에서 열린 석유장관회의에서 4월1일부터 하루 100만배럴 감산을 결정하면서 이날 미 서부텍사스 중질유(WTI)는 전날보다 0.91달러 오른 배럴당 33.87달러를 기록했으며 우리나라가 많이 들여오는 중동산 두바이유도 27.48달러로 전날보다 28센트 올랐다.
이에따라 한국석유공사는 OPEC의 기습적 감산 결정이 내려진 뒤 올해 유가전망치를 24∼25달러선(두바이유 기준)에서 25.8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경우 연 7, 8억달러의 경상수지 적자 요인이 생기며 이는 기업채산성 악화와 공산품 및 공공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석유를 제외한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세도 여전하다.
2월 현재 니켈(173.7%), 아연(32.8%), 알루미늄(22.8%), 동(76.%) 등 비철금속과 대두(73.8%), 옥수수(30.6%), 소맥(31.5%) 등 곡물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월등히 뛰어올랐다.
수요가 늘어나는 알루미늄 또한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전력난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공급물량이 줄어들어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 제조업계는 "수출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는 데다 노사문제, 주5일제 근무확대 등으로 국내 여건마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은 분위기를 반전시킬수 있는 정책적 활성화 방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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