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섬유개발연구원에서 열린 '밀라노프로젝트 5차년도 연구개발과제 발표회' 현장.
개별 연구과제 발표를 끝낸 담당 연구원들은 공식 일정이 끝난 후에도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발표회에 참석한 지역 섬유업체 관계자들에게 7개 과제 204종에 이르는 전시 샘플들을 직접 보여주고 제품 특성을 꼼꼼히 설명하기 위해서다.
1단계 밀라노프로젝트(1999~2003년) 목적사업으로 추진돼 온 연구개발과제는 지역 섬유업체들에게 '연구를 위한 연구'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게 사실이다.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어려웠던 과제들이 대부분이고 지역 섬유업체들이 이미 개발한 제품들도 상당수였던 것.
파티션 직물 상용화 고려
그러나 이날 전시된 상당수 샘플들은 당장 상용화가 가능한 제품들이 적잖아 지난 4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휴비스 연구소 양광웅 차장은 "지금까지 연구개발과제 중 올해가 가장 낫다"며 "파티션(칸막이 및 벽지) 직물은 상용화까지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성학 주임연구원이 폴리프로필렌(PP) 섬유를 응용해 개발한 파티션 직물은 신제품개발이라기보다는 용도개발. 국내에선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유럽에선 일반화돼 있는 PP 섬유는 독성 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섬유. 홍 연구원은 "의류용에서 눈을 돌려 비의류용 소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야드당 단가를 대폭 낮추면 상용화도 그리 어렵지 않다"고 했다.
박성우 선임연구원이 해도사를 이용해 지역 영텍스와 공동개발한 '신축발현사'는 이미 유럽 유명 의류 메이커(H&M)에 1만 야드를 수출했다.
신축발현사는 해도사와 고신축사를 복합한 섬유로 스판덱스에 비해 훨씬 부드럽고 생산속도도 빨라 야드당 단가가 20~30% 줄어든다.
실크복합직물도 호평
김형섭 연구원이 개발한 실크복합직물도 유럽전시회에서 호평을 받았다.
실크와 합섬직물의 복합은 국내 최초로 시도된 것. 물세탁, 구김, 일광 견뢰도 등이 취약한 실크의 단점을 보완했고, 초기 70% 수준이었던 실크비율을 52%까지 낮춰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김 연구원은 "(주)실크로드가 이 제품으로 프랑스 텍스월드에 참가해 13개 바이어와의 샘플 계약 논의까지 들어간 상태"라며 "흡한속건, 항균 기능이 뛰어난 합섬과 실크를 복합해 제품 경쟁력을 더욱 높였다"고 설명했다.
정주림 (주)인우코퍼레이션 이사는 "상용화가 가능한 제품들을 찾기 위해 서울에서 대구까지 내려왔는데 눈에 띄는 제품들이 많아 만족스럽다"며 "극세사와 고수축사로 인조 세무가죽효과를 낸 신축성 직물에 가장 큰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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