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내가 키우는 닭이 조류독감에 걸려 집단 살처분이라도 했으면 보상비라도 받을 수 있는데…".
조류독감 피해에서 벗어났다고 안도하던 경주지역 양계농민들이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한숨만 내쉬고 있다.
조류독감 발생 이후 아예 거래가 끊겼기 때문.
상주에 있는 경북지역 최대 규모의 닭고기 가공업체인 (주)하림CnF는 조류독감 발생 이후 도계물량이 계속 줄어 현재는 50%까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하루 40만~45만마리의 도계시설을 갖추고 24시간 풀가동해 왔으나 지금은 하루 20만~25만마리 생산에 그쳐 반쪽 가동을 하는 상태다.
최근 소비자들이 닭고기를 외면하면서 닭, 오리고기 관련산업 자체가 붕괴위기에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가금인플루엔자(조류독감)로 도산과 실직위기에 몰린 축산농가와 관련산업을 살리자는 운동이 범국가적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는 생산자단체와 소비자단체, 유통단체 등이 참여한 '축산물소비촉진대책위원회'를 구성, 닭.오리고기의 체계적인 소비촉진을 추진키로 하고 11일 농림부장관 주재로 첫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매주 수요일을 '닭.오리고기 먹는 날'로 지정하고 농림부, 산하기관 및 단체와 농협중앙회 계통조직의 구내식당에서 닭.오리고기 메뉴를 내놓고 지방자치단체로 확대추진할 계획이다.
군대급식과 각급학교 급식에 닭고기메뉴를 확대하고 푸드뱅크를 통해 사회복지시설에 수매닭과 오리고기 700t을 무상공급한다.
이와 함께 닭 900만마리, 오리 170만마리를 수매하는 등 사육감축을 통한 공급물량 감소대책도 추진한다.
닭.오리 유관업계 종사자들도 대규모 소비촉진 캠페인에 나선다.
(주)하림CnF는 닭고기 소비부진 현상이 장기화되자 전국 할인매장을 통해 우선적으로 한마리를 사면 한마리를 더 주는 '원 플러스 원(1+1)'행사를 계속하고 있다.
또 13일부터 22일까지 멕시카나치킨과 공동으로 소비촉진을 위한 가두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한국음식업중앙회 대구시지회 장병철 총무는 "학계 등에서 닭고기와 오리고기를 익혀먹으면 괜찮다는 내용을 발표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닭, 오리 고기는 끓여먹으면 안전한 만큼 다시 소비자들이 찾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양계협회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작년 12월 조류독감 발생 이후 닭고기 산업에 발생한 피해만 외식업체 4천728억원, 양계농가 1천518억원 등 8천147억원에 달하고 상황 변화가 없이 6개월이 지속되면 약 3조원대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박준현.박종국.박운석.최세정기자
사진:양계협회등 관련단체들이 소비촉진을 위해 국산 닭고기와 오리고기를 먹고 사람이 조류독감에 걸릴 경우 20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보상발효일인 11일 오후 대구 동아쇼핑 식품매장에서 고객들이 닭고기를 고르고 있다. 정운철기자w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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