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잠이 들기 전에 할머니에게 옛날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할머니는 학교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이야기를 참으로 재미있게 해주셨다.
심청이 이야기, 고려장(高麗葬) 이야기, 호랑이와 토끼 이야기 등을 할머니를 졸라서 잠이 들 때까지 들었다.
학교에 다니면서 '심청전'을 배웠고, 고려장 이야기는 동화책에서 읽었다.
또한 일연 스님이 편찬한 '삼국유사'에 있는 효에 관한 설화인 '손순매아(孫順埋兒)' 이야기를 읽고는 효가 너무 잔인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효가 인륜(人倫)의 근본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가끔 불효의 이야기가 신문이나 방송에 보도되는 것을 보면서 효에도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자식이 아버지를 죽이거나 자식이 어머니와 협력하여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기사를 볼 때면 착잡하다 못해 끔찍하다.
세상이 정말 무서울 정도다.
효란 인성(人性) 교육의 핵심이다.
학교와 사회에서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녀들이 부모에게 감화(感化)를 받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심청이의 효는 아버지에게서 받은 감화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고려장의 효는 자신을 버리는 아들을 위해서 나무 가지를 꺾은 어머니에 대한 감화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해피 앤딩으로 끝나 다행이지만 '손순매아' 이야기는 노모에게 감화를 받았기에 부모가 아들까지 죽이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효는 부모부터 실천하여 자식들이 감화를 받도록 해야한다.
이 땅의 부모들은 자녀들이 감화를 받아 효를 실천할 수 있는 가정을 만들고 있는지 깊이 성찰했으면 좋겠다.
김종환(육군3사관학교 교수.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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