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동해안 대게

대게와 그 암컷인 방게는 영남지역 사람들의 겨울철 별미였다.

지금은 냉동기술이 발달하고 교통이 편리해져 사시사철 맛볼수 있게 되었지만 예전엔 그렇지 않았다.

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한 겨울밤 골목길을 소리 높여 외치며 다니는 게장수를 흔히 볼수 있었다.

지금의 50대 이상의 사람들은 이런 추억때문인지 요즘도 흔한 서해의 꽃게보다는 동해의 대게를 더 좋아하고 그 맛을 잊지 못한다.

▲문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180종의 게가 살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동해의 대게와 남해와 서해의 꽃게, 제주도의 홍색민꽃게가 유명했다고 기록돼 있다.

요리법도 다양해 술, 초간장으로 게젓 담그는 법에서부터 게 굽는 법, 게를 쪄먹는 법 등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게젓 중 특히 경상도 지방의 참게장은 다음해 여름반찬으로 가을철 집집마다 마련해 두는 음식인데 알과 장이 많아 가장 맛이 좋다고 했다.

농약과 비료의 남용으로 인해 참게가 거의 멸종되면서 극소수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이제 참게장 맛을 보기는 어려워졌다.

동해안의 대게가 그나마 영남지역 게맛의 전통을 잇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최근들어 암컷 대게의 불법포획이 늘어나면서 다시 동해안 대게 보전에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올들어 벌써 11건의 불법포획이 적발돼 작년 같은기간 5건보다 배이상 늘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 12월에는 포항해경 창설후 최대규모인 7천500마리를 포획한 어민이 적발되기도 했다.

▲대부분의 어민들은 자원고갈을 우려, 그물에 방게가 잡히면 바다에 그대로 놓아주고 있으나, 일부 어민들이 눈앞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불법 포획을 멈추지 않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빚어진다고 한다.

어느 조직에서나 얌체가 있기 마련이지만 이런 얌체족들에 대한 처벌 강화와 함께 그 소비자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방게의 불법포획과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야생보호 조수처럼 방게를 먹는 사람도 처벌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동해안 대게의 명성은 크게 훼손될 것이다.

▲주5일근무제 실시후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현재 잊혀진 전통문화 발굴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경북북부의 한 시에서는 사실고증이 의심스러운 돌무더기를 다시 세우고, '선비의 책바위'로 이름 붙이기까지 하면서 관광명소로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런 마당에 동해안 일부 어민들이 방게를 함부로 잡는 불법을 저지르는 것은 조그만 눈앞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자기의 눈을 찌르는 것과 같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대게 없는 영덕이나 울진을 한번 생각해보라. 이 지역의 특장을 무엇으로 내세울 것인가. 눈앞이 아찔해 진다.

최종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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