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漢字? 漢文!

오늘의 한자:

煮:구울 자. 燃:탈 연.

 :콩대 기. 釜:솥 부.

泣:울 읍. 根:뿌리 근.

煎:졸일 전. 急:급할 급.

'三國志(삼국지)'를 읽어보면 劉備(유비), 關羽(관우), 張飛(장비), 諸葛孔明(제갈공명), 曹操(조조) 등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특히 조조는 천자를 끼고 제후를 호령한 극악무도한 인물, 소위 '못된 놈'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중국문학사상 조조는 民歌(민가)를 학습하고 현실을 반영한 창작정신을 발휘한 인물로 기록되어진다.

즉, 그의 아들인 曹丕(조비), 曹植(조식)과 함께 '曹氏三父子(조씨삼부자)'란 이름으로 중국문학사상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 가운데 조식은 아주 어려서부터 배우기를 좋아하여 10세에는 詩論(시론) 및 수십만의 詩語(시어)를 암송하였다고 한다.

이 때문에 조조는 그의 재주를 높이 칭찬하고 후에 태자로 세울 것을 생각하지만 훗날 그의 형인 조비가 魏 文帝(위문제)가 되었을 때 형 조비에게 시새움을 받게 되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조비는 권좌에 앉자 동생 조식이 권좌를 탐내지는 않을까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동생을 죽일 꾀를 내었으니 그것은 조식의 문학적 재능을 시험하는 것이었다.

즉, 시를 잘 짓는다는 조식에게 어려운 詩題(시제)를 내어 만약 시를 짓지 못하면 '재능이 없는데도 사람들을 현혹시키려 한 죄'로 사형을 시키고, 시를 지으면 귀양을 보내는 것으로 일을 매듭지으려고 한 것이다.

이어 시를 짓게 하였는데 형과 아우를 주제로 하되, 형과 아우란 말이 들어가지 않고 일곱 걸음 만에 짓는 것이었다.

이후 조식이 일곱 걸음 만에 시를 지으니 그 시가 바로 유명한 '七步詩(칠보시:일곱 걸음에 지은 시)'이다.

이 '칠보시'는 동생을 죽이려는 형과 그 죽음에 임해 있는 동생을 콩과 콩깍지를 빌어 비유한 절묘한 시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시를 들은 조비는 눈물을 흘렸으며, 동생을 죽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칠보시'를 읽어보자.

煮豆燃豆(자두연두기), 콩깍지를 태워 콩을 볶누나.

豆在釜中泣(두재부중읍). 콩은 솥 안에서 울고 있네.

本是同根生(본시동근생), 본래 한 뿌리에서 자랐건만,

相煎何太急(상전하태급). 어찌 이리도 급하게 볶아대는가.

한 편의 재미난 시를 읽고 외우는 것도 한문공부에 도움이 된다.

오늘 하루 이 '칠보시'를 흥얼거려 보는 것이 좋을 듯싶다.

김상규(대구 청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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