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FTA 파고를 넘자-(4)청송 꿀사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과수재배 농업인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으나 청송지역 사과재배 농민들은 의외로 자신감을 보였다.

사과는 쌀, 배와 함께 FTA품목에서 완전제외된 품목. 그러나 칠레산 과일이 본격 수입되면 사과소비를 대체할 것으로 보여 간접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1천774㏊에 사과를 재배, 전국 사과재배면적의 6.3%(2만6천320ha), 경북도 재배의 18%(1만6천663㏊)를 차지하는 청송지역 농업인들은 청송군과 농협 등으로부터 기술혁신을 통해 꾸준히 준비해와 큰 걱정은 없는 편이라고 했다.

지난 1997년부터 생산원가 및 시간절감을 위해 키낮은 과수원 조성과 2000년부터 시범적으로 실시한 껍질째 먹는 사과 생산 등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해왔다는 것이다.

자연이 만든 명품 '청송 꿀사과'는 해발 250m이상의 산간지형과 일교차가 심하고 일조량이 풍부한 전국 최고의 청정지역에서 생산된다.

청송사과는 당도(평균 19도)가 높은데다 과즙이 많고 육질이 단단해 신선도가 높다.

때문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청송군은 칠레에서 신선 농산물이 수입되면 어떤 식으로든 간접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친환경농법을 통한 고품질의 무공해 사과 생산과 유통체제 개선 등으로 FTA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무농약이 경쟁력

과일 생산은 신규 재배농가가 늘어나고 재배 품종의 다양화와 생산기반 투자확대에 따라 연 평균 3.2%씩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청송군 농업기술센터도 이 추세에 맞추어 과수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시범사업을 꾸준하게 펼쳐왔다.

청송사과의 장점은 5년전부터 이 지역에서 생산하기 시작한 저농약 친환경농산물인 IPM(Integrated Pest Management.껍질째 먹는 사과)사과이다.

농약살포 횟수를 연중 18회에서 8회로 크게 줄여 생산한 저농약 사과이기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있다.

청송군 농업기술센터 이성우 소장은 "IPM사과는 자연에 가까운 토양상태를 유지, 토착미생물을 사용하는 등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며 "친환경농법으로 생산된 사과이기 때문에 맛도 뛰어나고 안전 식품이어서 소비자와 농민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또 "친환경 유기농업을 정착시키기 위해 1999년부터 매년 여름퇴비 증산에 3억원을 투자, 농가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했다.

과수원 6천평을 경영하는 조재현(57.청송읍)씨는 "청송꿀사과의 브랜드화가 시급하다"며 "소비자들이 믿고 주문할 수 있도록 청송군수가 품질을 보증하고 하자가 발생할 경우 '리콜제'를 도입, 배상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 해야한다"고 했다.

청송군은 소비자들이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청송꿀사과의 생산을 위해 농약 살포횟수를 연간 10회 이내로 줄이는 병해충 종합관리체계를 활성화하고 유기질 비료를 과수원에 뿌려 자연에 가까운 토양상태를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

◇과수산업 대책

청송은 해발이 높은 산지여서 일교차가 커 사과재배 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현동과수협업단지의 경우 해발 2백50m이상의 산간지로 평균 일교차가 12℃나 돼 이상적인 기후조건을 갖춘데다 토질이 우수해 고도의 재배기술만 갖춘다면 세계제일의 사과생산지로 부상할 수 있다.

청송군은 이같은 기후조건을 바탕으로 지난 1997년부터 군내 과수농가를 대상으로 키낮은 과수원 조성을 위해 매년 군비 15억∼20억원씩을 투자해 지금까지 키낮은 과수원 400ha(전체 면적의 22.3%)를 조성했다.

이와 함께 과수원의 수목갱신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ha당 1천500만원을 지원했다.

농업기술센터는 매년 100ha씩 키낮은 과수원 조성에 필요한 묘목생산을 위해 해마다 2억원을 들여 직영 묘판장에서 키낮은 묘목(M9 자근대묘) 20만그루를 생산, 시중보다 1그루당 7천원이 싼 2천500원씩에 공급하고 있다.

키낮은 과수원은 300평당 작업시간이 종전 353시간에서 120시간으로 67%나 감소하고 생산비도 kg당 708원에서 200원이하로 떨어진다.

청송군은 작목반을 대상으로 부직포와 착색 봉지, 반사 필름 등을 지원하고 유럽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사과재배 기술 보급에도 총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다.

'세계 제일의 사과'가 되려면 우선 당도가 높고 색깔이 좋아야 한다.

이를 위해 청송군은 지난 1991년부터 농가에 반사필름을 공급했으며 생산된 사과는 제값을 받기위해 공동 선과 집하장, 저온저장고 등을 통해 공동으로 출하하고 있다.

또 일본을 드나들면서 연구를 거듭한 결과, 한국 여건에 맞는 머리뿔가위벌의 방사에 성공해 전 회원을 상대로 기술보급에 나서고 있다.

머리뿔가위벌을 이용한 순수 자연식 수정으로 기형 사과 비율을 절반이상 줄이고 45%이상 생산량을 늘릴 수 있었다.

청송지역은 개화기 늦서리 피해가 따르고 있어 방상팬(서리방지기)을 설치하는 등 과학영농에도 앞서가고 있다.

또 인력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과수원에 모노레일을 설치, 노동력을 60%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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