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랑하는 사람 고통, 함께 느낀다' 과학적 입증>

사람들의 뇌는 다른 사람의 고통을 볼 때 자기 몸이 고통

을 당하는 것과 똑같이 반응하며 '위약(placebo)'도 사람들이 느끼는 통증을 실제로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실은 영국 런던 유니버시티컬리지 연구팀과 미국 미시간대.프린스턴대 연

구팀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신호(20일자)에 각각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밝혀졌다.

영국 연구팀은 실험에 참가한 16쌍의 부부에게 부인만 자기공명 영상장치(MRI)

내에 들어가게 한 뒤 동시에 전기 충격을 주고 뇌의 활동을 조사하고 다음에는 남편

에게만 전기충격을 가하고 부인의 뇌 활동을 촬영, 공감에 따른 뇌 반응을 조사했다.

그 결과 부인의 뇌는 부부에게 모두 전기충격을 가해졌을 때 지각영역과 감정영

역 등 전 통증감지 체계가 활성화됐으며 다음에 남편에게만 전기충격을 가해졌을 때

에도 통증감지 체계가 작동했으며 특히 감정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뇌가 자신에게 통증이 가해지지 않아도 다른 사람의 통증을 보는 것만으로

고통을 느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연구책임자인 타니아 싱거 박사는 이를 임

박한 고통을 상상만 해도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이 이어 '영화를 볼 때 얼마나 쉽게 우는가' 등을 묻는 설문을 통해 이들

의 성격과 실험 중 뇌가 활성화되는 정도를 비교한 결과 다감한 성격일수록 남편이

통증을 느낄 때 뇌활성화 정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시간대와 프린스턴대 연구팀의 위약실험에서는 위약이 실제로 뇌가 느끼는

통증의 강도를 크게 낮춰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사람들에게 일반 스킨로션을 통증억제제라고 말하고 피부에 발라준 뒤

전기충격을 가하면서 뇌의 반응을 MRI로 조사하고 다음에는 위약이라는 사실을 밝히

고 전기충격을 가하면서 뇌 반응을 조사해 비교했다.

그 결과 사람들이 위약이라는 사실을 몰랐을 때 뇌는 실제로 통증을 훨씬 덜 느

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위약이라는 사실을 말해준 뒤에는 뇌가 느끼는 강도가 훨씬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샌프란시스코 소재 캘리포니아대(UC 샌프란시스코) 통증전문가인 존

레빈 박사는 "이는 위약이 실제로 심리적인 통증신호 경감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두 연구는 모두 마음이 큰 힘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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