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티, 한미 인수...'부자고객' 시장 재편

최근 한미은행을 인수, 국내 금융계에 파장을 던져주고 있는 시티은행은 전 세계 76개국에 걸쳐 3천400여개 지점을 갖춘 세계 최대 은행. 지난 1967년에 지점 형식으로 국내에 진출, 국내 시장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현재 보유 중인 12개의 국내지점에다 한미은행의 225개 지점을 더하면 총자산 67조원에 지점수 237개의 국내 영업규모를 갖추게 된다.

이러한 규모가 현재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국내 4대 은행에는 미치지 못하나 기존 시티은행 국내 지점들이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한 자산운용(프라이빗 뱅킹.부유층 고객 전문 영업PB)의 경쟁력이 높은 데다 브랜드 가치와 한미은행 인수'시너지' 효과를 고려하면 국내은행 '5강'체제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티은행은 서울의 경우 통상 3억원 이상, 지방의 경우 1억원 이상 현금 자산을 보유한 '부자 고객'들을 대상으로 선진 금융기법을 활용한 자산관리 및 운용 능력이 뛰어나 100여개가 넘는 국가에서 2억여개의 고객 계좌를 갖고 있으며 보험과 증권에서도 선진 노하우를 축적, 적지 않은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세계적 규모로 펀드를 운용할 수 있으며 우수 고객에 대한 해외 선진 금융시스템 견학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미은행 인수에 뒤이은 시티은행의 국내 시장 공략이 국내 은행들의 자산운용 능력을 향상시키는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고 있는 반면 소매금융 영업에 치중하게 함으로써 장기적 기업금융이 위축될 우려를 안겨주고 있기도 하다.

지역 금융계에서는 고액 자산 시장 규모가 적어 시티은행의 파급효과가 서울보다는 덜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앞으로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미은행의 지점이 대구에 5군데, 경북에 2군데 있는 정도에 그치고 있어 시티은행이 인수하더라도 금융 네트워크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것. 또 상품 세일즈를 위한 외판 방식이 고객과 최초로 접촉한 직원의 잦은 이직으로 지속성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주로 활용하는 우편판매(DM) 방식도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티은행이 부산에 2개의 지점을 개설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수신고가 각각 1천500여억원, 3천100여억원으로 국내 은행의 최고 수준 점포이면서도 파괴력이 크지 않다는 점도 거론되고 있다.

즉,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는 현실을 나타내는 것으로 국민, 우리 등 시중은행들의 경우 서울을 중심으로 PB 점포 확대에 나섰지만 대구은행은 대구에 있는 기존 3개의 PB 점포 외에 추가로 개설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김지석기자

사진:23일 시티그룹이 한미은행 인수를 발표한 가운데10M거리를 두고 영업을 하고 있는 시티,한미은행 명동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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