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신당창당 '1일천하'

내친김에 신당 창당까지 요구했던 한나라당 소장파들의 기세가 하루만에 꺾였다.

전날까지만 해도 '당 주도세력 교체론'을 내세워 당 해체를 통한 신당창당을 요구했지만 24일 심야 모임을 가진 뒤 제2창당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구당모임의 대변인격인 권영세(權寧世) 의원은 이날 "당내 일부에서 한나라당의 법통 단절에 대한 우려와 반대 목소리가 있었는데 우리 주장은 신당창당이 아니라 제2창당인 점에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에 제2창당 준비위 구성과 제2창당 대회 개최를 촉구키로 의견을 모았다.

구당모임의 좌장격인 이재오(李在五) 의원은 "총선이 50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전대까지 시간이 촉박해 일단 새로운 지도부 구성과 선대위 구성을 양보받는 선에서 총선준비에 돌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남경필(南景弼) 의원도 "구당모임이 의결한 것은 당이 완전히 다시 태어나는 제2창당을 의미한다"면서 신당창당 추진 입장을 사실상 거뒀다.

구당모임측이 이처럼 신당창당 카드를 접은 것은 총선을 50일, 전대까지 20여일밖에 남지 않는 등 시간적 여유가 없는데다 김용갑(金容甲), 윤한도(尹漢道), 최병국(崔炳國), 나오연(羅午淵) 의원 등 부산.경남 의원을 중심으로 한 영남 중진들의 반격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앞서 부산.경남 중진들은 이날 저녁 별도 대책모임을 갖고 "신당을 하겠다면 차라리 당을 떠나라"며 소장파의 신당창당 요구를 일축했다.

대신에 강재섭(姜在涉) 의원을 축으로 한 대구.경북지역 의원들의 관심이 제2창당 쪽인 만큼 일단 수도권 의원들이 대구.경북과의 전략적 제휴를 타진하려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소장파가 '박근혜(朴槿惠) 대안론'에 적극적인데다 강 의원과도 '코드'가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구당모임의 제2창당은 이미 강 의원이 지난 대표 경선 때부터 제기한 사안이며 여러 차례 구체적인 제2창당 이행 프로그램까지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강 의원은 25일 오전 이재오 의원을 포함, 김덕룡(金德龍) 유흥수(柳興洙) 강창희(姜昌熙) 의원 등과 만나 '제2창당 준비위' 조기 구성에 합의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강 의원은 "사무총장이 준비위원장을 맡거나 사무처 직원이 전당대회를 준비해선 안된다"며 "조만간 제2창당위를 구성, 그 밑에 '당명 개정위'와 '외부 영입위'를 두기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또 저녁에는 당3역과 이해봉(李海鳳) 김기춘(金淇春) 남경필 최병국 의원까지 포함시킨 15인 모임을 갖고 당 진로를 논의할 예정이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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