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관 총기자살 잇따라...빚·우울증이 원인

경찰관이 자신의 권총으로 자살하는 사건이 잇따라 총기 관리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권총으로 자살한 경찰관 대부분이 우울증을 앓고있거나 과도한 빚에 시달리는 등 '개인 문제'가 있었지만, 경찰 심리학자를 배치하는 등 사전 관리 시스템을 갖춘 미국.유럽 등과 달리 우리는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것.

대구.경북에서는 지난 1일 대구 동부경찰서 이모(38) 경사의 권총 자살에 이어 지난달 2일에는 경북 군위경찰서 김모(55) 경위가 근무중 무기고에서 권총을 꺼내 자살했으며, 지난 2002년 1월에는 안동경찰서 소속 이모(29) 순경이 역시 근무중 권총으로 자살한 채 발견됐다.

이들 중 이 경사는 빚보증 때문에 진 1억원이 넘는 채무를 고민해 왔으며 김 경위와 이 순경은 평소 심각한 우울증을 겪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 지난 2000년 이후 전국에서 발생한 9건의 경찰관 총기 자살 사건도 대부분이 우울증이나 채무 등이 원인이 됐다.

이에 대해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강력 사건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96년 실탄이 든 권총을 경찰이 휴대하기 시작한 이후 총기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안전 대책은 전무하다"며 "지난 82년 55명의 주민을 살해한 경남 의령서 우범곤 순경 사고 이후 대책 논의만 있었을 뿐 정책 반영은 전혀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유럽 등이 각 경찰서 단위마다 경찰 심리학자를 배치, 업무상 과로나 개인적인 스트레스가 심한 경찰관에 대해서는 총기 비휴대 부서로 발령을 내거나 강제 휴직 조치를 취하는 것처럼 우리도 총기를 휴대하는 경찰관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범인 검거를 위한 총기 사용은 해마다 줄고 있어 실탄 장착 총기 지급에 대한 규정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찰이 범인 검거시 총기를 사용한 횟수는 지난 99년 196건에서 2002년 95건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에는 80여건으로 감소했다.

또 99년 이후 총기로 자살한 경찰관은 10여명을 넘어서고 있으나 용의자가 격투중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경우는 모두 4건이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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