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편지-"장애인들도 똑같은 고객님입니다" 대구 롯데시네마 따뜻한 배려 감사

경북 왜관에 사는 뇌성마비 장애인입니다.

영화 '태극기를 휘날리며'가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지만 저같은 장애인에겐 딴 세상 얘기같은 느낌이 들었답니다.

지난달 29일 오후 어머니랑 둘이 인터넷으로 영화표 예매를 하여 대구 롯데시네마에 이 영화를 보러갔었지요. 일단 가보고 관람이 힘들면 돌아오겠다는 생각으로 영화관 홈페이지에 영화를 보러 간다는 글을 올리고 영화관에 도착하니 저를 도와주려고 영화관에서 세 분이 나와서 친절한 안내와 함께 자리에까지 앉도록 해주셔서 너무 편안하게 영화를 보았지요. 우선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스케일이 큰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에 놀랐고 영화가 너무 재미있어 두시간이 언제간 줄도 모르게 재미있게 보았답니다.

영화가 끝나자 다시 세 분이 나오셔서 휠체어에까지 안전하게 이동시켜 주셔서 정말로 불편한 걸 못 느꼈습니다.

도움을 받으면서 미안한 마음에 "괜히 저같은 사람이 와서 여러 사람 고생시킵니다"라고 했더니 그분들은 "장애인분들도 저희에겐 똑같은 고객입니다"라고 말씀하셔서 영화를 보며 느낀 감동보다 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항상 저를 도와주던 동생이 군대에 가고난 뒤 전 전혀 외출도 하지 않으려고 했고 어디 나가기가 너무 두려웠는데 이젠 동생이 없어도 혼자 외출하는데 슬슬 요령이 생기고 용기가 생긴답니다.

이제 도와주는 사람 없이도 혼자다니는 법을 좀 더 터득해서 여자친구가 생기면 휠체어를 휘날리며 열심히 영화도 보러다니고 여행도 다니고 싶습니다.

제게 이렇게 큰 용기를 주신 영화관의 이름 모르는 관계자님들께 정말 감사를 드립니다.

장윤혁(인터넷 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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