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응과 저항이라는 상반된 특성에도 불구하고
박찬호와 서태지는 유사한 모순을 공유하고 있다".
정희준 동아대 교수는 지난해 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한 '문화적 아이
콘 박찬호와 서태지: 순응과 저항'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1990년대 중반 이후 등장
해 절대적 인기를 얻고 있는 박찬호와 서태지를 비교 분석했다.
그는 논문에서 "두 인물은 문화라는 동일한 영역 안에 존재하면서도 각각 보수.
순응.통합과 진보.저항.일탈의 상반된 특성을 지닌 듯" 보이지만 "그들의 기능, 영
향력, 인기 등을 비교분석해 볼 때, 유사한 모순을 공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이 공유하는 유사한 모순으로 "외국 문화와 자본의 유입에 기여한다는
점"과 "국내의 토착 문화 영역의 성장을 위협하면서 각 문화영역의 자생력을 약화시
킨다는 점" 등의 두 가지를 들었다.
박찬호의 미국 진출 이후 "국내의 많은 야구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어 고교투수들
은 중퇴를 마다않고 미국으로 건너갔고, 국내 리그는 우수선수들이 일본진출을 위해
인고의 7년을 보내며 기량을 갈고 닦는 경연장이 됐"으며 "메이저리그 자체가 한국
인들에게 친숙한 대상이 돼, 한국프로야구연맹조차 가지지 못한 메이저리그 기념품
매장이 한국에서 문을 열고 메이저리그경기 국내 중계권료는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는 것.
서태지의 경우도 비슷해 "미국 흑인의 공격적 길거리문화를 성공적으로 전파한
그의 위력은 젊은 계층의 소비문화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그가 전파하려던 하드코
어계열의 음악분야에선 외국밴드들의 지명도만 높아졌다"면서 "서태지는 자유와 저
항의 정신으로 젊은이들의 사고를 독점하면서 소비문화를 부추겼고 새로운 음악형태
를 국내에 소개하며 결국 외국자본에 그 결실을 가져다 준다"고 비판했다.
정교수는 결국 "중심국과 주변국의 관게에서 주변국에게는 피할 수 없는 종속적
발전의 모습을 이들 두 인물로 인해 표출되는 사회문화적 현상 속에서 찾아 볼 수
있다"며 "지배적 사회가치에 끊임없이 부응하며 지배계급으로부터 혜택을 보장받은
박찬호와 자신의 성공적인 저항을 상품화하여 시장에 내놓은 서태지는 부인할 수 없
는 모순 속에 부와 인기를 거머쥔 후기 자본주의 산업사회가 생산해낸 문화상품"이
라고 결론내렸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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