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스스로 자신의 인권을 보호하고 자기정체성을 찾아가야 합니다'.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지난 6일 오후 대구여성회 사무실에는 각종 행사 준비로 바쁜 대구여성회 3인방이 한자리에 모였다.
성매매피해여성을 위한 '쉼터' 개설에 주도적 역할을 한 성매매여성인권지원센터 신박진영 상담실장, 대구여성회의 유일한 창립멤버 윤정원 정책위원장, 경북대 총여학생회에서 활동하다 지난 1989년 대구여성회에 들어와 여성회의 살림을 맡고있는 최이영희 사무국장. 역할은 다르지만 여성을 위해 지향하는 목표는 같다.
지난달 28일 '쉼터'를 개설, 이번 주부터 성매매 피해여성의 자활을 돕게 될 신박 실장은 "아직도 성의 노예로 살고 있는 여성이 너무 많다"며 "사창가와 유흥주점, 보도방, 안마시술소, 유리방 등 다양한 곳에서 일하는 이들은 인권침해와 과도한 채무, 사실상의 감금생활 등으로 정상적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신박 실장은 계명대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공부 중이며 '쉼터'의 소장도 맡고 있다.
대구여성운동의 산 역사라 거론되는 윤 위원장은 "지난 17년간 가정폭력과 남녀 평등고용법, 영유아지원법, 성매매방지법 등 법적인 부분에서는 많은 성장이 있었지만 아직 보통여성이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의 실질적인 의미의 여권신장은 이뤄지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경북대 대학원에서 사학을 전공하는 윤 위원장은 "여성의 권리찾기운동은 연령별, 직업별, 계층별로 전문화, 세분화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성회 살림꾼인 최이 사무국장은 "대구만의 독특한 유교적 가부장적 보수성 때문에 다른 지역과는 또 다른 어려움이 많다"며 "아직까지 여성은 다소곳해야 하며 남편에 복종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이 많은데 시대의 흐름을 잘 읽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 3인방은 지난 7, 8년 전까지 무보수로 여성들의 인권신장을 위해 일해 왔으며 현재는 최소한 활동비를 지급받으며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편 8일 세계 여성의 날은 96년 전 미국 1만5천여명의 섬유여성노동자들이 '정치적 평등권 쟁취'와 '노동조합 결성,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역사적인 시위를 벌인 날을 기념해 만들어졌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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