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문화를 만드는 사람은? 지역 예술인 혹은 문화를 사랑하는 대구시민…. 정확한 답이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월간 문화예술정보지 '대구문화' 편집팀은 어떨까.
난센스 퀴즈의 정답처럼 연상되기도 하지만 그들이 하는 일을 알고 나면 공감이 간다.
대구지역에서 벌어지는 모든 문화행사가 그들의 손을 통해 대구시민들에게 알려지기 때문. '대구문화' 편집팀이 '대구 문화'를 만든다는 말이 말장난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얘기가 그들에겐 '짐'이 된다고 했다.
편집장 임언미(30)씨는 "요즘 문화는 범위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인데 그것을 모두 습득하려니까 소화불량에 걸릴 지경"이라고 했다.
"대구문화는 왜 TV, 연예, 영화 등의 분야는 다루지 않느냐고 가끔씩 항의전화가 걸려옵니다.
그때마다 대구문화라는 잡지 제호를 바꾸고 싶어져요. 마땅한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지금까지 쓰고 있지만…".
대구문화를 만드는 사람은 임 편집장까지 포함해서 모두 3명. 공연 분야는 이효경(36)씨, 전시 쪽은 홍미혜(32)씨가 담당하고 있다.
세 명의 여성들에 의해 매월 52면의 잡지가 탄생한다니 놀라울 정도다.
불가능도 가능으로 바꾸는 이들 세 여성의 힘은 어디서 나올까. 그들은 아이러니 하게도 각기 다른 성격에서 끈끈한 팀워크가 탄생한다고 했다.
조화로운 대인관계를 추구하는 합리주의자 이씨와 인내심이 강하며 완벽주의자인 홍씨, 그리고 개성이 뛰어나고 승부 의욕이 강한 현실주의자 임씨의 만남이라니. 가장 완벽한 조합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이들의 진정한 힘은 열심히 일을 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공연 및 전시 정보에만 그치지 않기 위해 발바닥이 부르틀 정도로 뛰어다닌다
홍씨는 "잡지를 읽는 독자 대부분이 예술인들이다 보니 전문지식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발품을 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앞으로는 정확한 정보 제공 외에 현장감 있는 글도 쓰고 싶어요".
이 같은 노력 덕택에 대구문예회관 기관지인 '대구문화'가 대구시민들로부터 인정받는 이유가 아닐까. 이씨는 "다른 지역 문예회관에서 발행하는 정보지는 해당 문예회관에서 열리는 소식만 싣지만 대구문화는 다르다"고 했다.
"문예회관 소식뿐 아니라 대구에서 열리는 모든 문화행사를 소개합니다.
일반 구독자가 35%를 차지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최근엔 인터넷으로도 활동 범위를 넓혔다.
월간지다 보니 속보성이 떨어지는 면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올해로 창간 20주년을 맞는 '대구문화'가 지역문화에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임 편집장은 "대구시민들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와 자료로써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비평이나 해설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게끔 읽을거리와 정보를 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지요".
또 그들은 "지난해부터 '대구문화'가 자료적인 가치가 있는 잡지가 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 작업을 시작했다"고 했다.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의 공연, 전시 등 각종 문화행사들의 파일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대구 문화를 만들어 가는 세 명의 여성들. 그들의 노력이 대구 문화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사진 : 지역 예술인들에게는 따뜻함을, 시민들에게는 알찬 정보를 주고 싶다는 '대구문화' 편집팀. 왼쪽부터 임언미, 홍미혜, 이효경씨.(정운철기자 w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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