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라마 OST가 불황의 늪에 빠진 음반 시장의 숨통을 틔어주고 있다.
지난해 SBS '올인'과 MBC '다모' OST가 큰 인기를 얻은데 이어 올해는 '천국의 계단'과 '발리에서 생긴 일'이 잇달아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의 드라마-OST 동반 흥행 현상은 드라마의 시청률을 높이는 것은 물론 음반시장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탄탄한 인기 가도, 드라마 OST
제작사 SBSi는 최근 발매된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 OST 판매가 9만장을 넘어섰다고 9일 밝혔다.
제작사측은 드라마는 종영됐지만 판매량은 10만장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올인'의 OST 판매량이 13만장을 넘어섰으나 드라마 OST가 10만장을 넘어서는 일은 이례적. 여기에 벨소리나 컬러링 다운로드 수만 70만 건에 이르고 있다.
'천국의 계단' OST는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현재까지 6만여 장이 팔려나갔고 드라마 종영 이후에도 하루 평균 400여 장이 꾸준히 팔려나가고 있다.
2002년 발표됐던 김범수의 '보고싶다'도 애잔한 선율로 시청자들의 귀를 사로잡으며 만만찮은 OST 후광 효과를 누렸다.
'겨울연가'OST는 해외에서 빛을 발한 경우. OST와 주제가를 부른 류의 독집 앨범이 일본에서 각각 20만장, 2만장이 팔려나갔다.
이 밖에 '오나라'로 유명한 드라마 '대장금' OST와 송혜교 주연의 드라마 '햇빛 쏟아지다' OST 앨범도 출시돼 팬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처럼 드라마 OST 음반 판매가 호조를 보임에 따라 제작사들은 과거 신인들이 주로 등장하던 OST에 인지도가 높은 가수를 참여시키고 방송 전부터 뮤직비디오를 내보내는 '티저'(궁금증을 유발하는 광고기법)를 활용하는 등 정성을 쏟고 있다.
OST 앨범이 높은 호응을 얻는 이유는 드라마에서 느낀 감정과 영상이 음악에도 그대로 이어지기 때문. 또 음악이 드라마에서 반복적으로 노출돼 자연스럽게 호감을 느끼게 되면서 음악 자체가 평범하더라도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기는 효과가 있다.
또 OST 수록 앨범은 컴필레이션 앨범처럼 한 앨범에서 다른 느낌의 여러 곡을 들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음반시장에 미치는 영향
드라마 OST의 인기는 빈사 상태에 빠진 음반시장에 활력소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OST 앨범 수록곡들이 대부분 쉽고 감수성을 자극한다는 점, 드라마의 인기에 편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드라마 OST의 판매가 당분간 음반 시장을 떠받칠 것으로 음악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특정한 곡의 OST 앨범 수록 여부가 담당 PD나 작가의 개인적 취향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일부 방송 종사자들의 선택이 대중들에게 강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또 열악한 제작 환경에서 양산되는 OST 음반의 난립은 음반 시장 전체의 질적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법망을 피하는 교묘한 표절이나 섣부른 번안곡들이 마구잡이로 양산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92년 방송됐던 MBC '질투'의 삽입곡은 표절 시비에 휘말린 적이 있었고 상당수의 드라마 삽입곡들이 일본 가요의 번안곡이었다.
다스림미디어 김병균 작곡가는 "일본 번안곡이나 표절, 짜깁기 등 가요계의 고질적인 구태를 벗지 못한다면 우리 가요의 정체성 훼손은 물론 대중음악 전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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