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을 여행해본 사람들은 '똠얌꿍'의 맛을 잊지 못한다.
눈물이 핑 돌 정도로 맵고 짜고 신맛…. 도대체 이런 맛이 어떻게 세계적인 별미로 통하는지 동남아 음식에 생소한 한국인으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을 법도 하다.
하지만 태국 음식은 프랑스, 이탈리아, 홍콩에 이어 네번째로 꼽힐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세계적인 음식이다.
요리 이름도 낯설기만 한 동남아 음식. 현지로 별미 여행을 나서기가 어렵다면 대구의 동남아 음식 전문점들을 찾아 색다른 음식을 맛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싶다.
서울 압구정동에서 동남아 음식을 선보이다가 지난해말 대구 MMC만경관 1층에 문을 연 동남아 음식점 '越南米粉'에서 다양한 요리를 내놓고 있는 유재덕(32) 주방장.
"서울에서는 주로 젊은이들이 동남아 음식점을 많이 찾습니다.
그런데 대구에 와보니 생각외로 40, 50대 후반 등 나이 드신 분들도 찾아 놀랐어요. 처음 먹을 때는 향이 너무 강해 입맛에 안 맞는 것 같지만 3, 4회 먹어보면 자꾸 생각나는 게 바로 동남아 음식의 매력입니다".
짜고 맵고 시고 느끼한 맛. 한꺼번에 이렇게 여러가지 오묘한 맛을 내는 비결은 바로 독특한 항신료를 많이 쓰기 때문이다.
태국, 베트남, 인도 등 동남아 음식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 향신료들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씹으면 시고 쓴맛이 나는 레몬그라스, 신맛이 강한 라임잎, 태국 건고추와 생선류.고추기름을 넣고 만든 또ㅁ양소스, 신맛이 강한 피클링 스파이스, 약초과에 속하는 고수 등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태국 음식에는 몸에 좋은 한약재도 많이 들어간다.
정향, 초과, 팔각향, 계피 등은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다.
"태국, 베트남에서 나물처럼 먹는 고수는 우리나라의 절 음식입니다.
일반인들이 처음 맛보면 향이 맞지 않지만 스님들은 일부러 고수를 드시러 오시기도 합니다.
여성의 피부 미용과 혈액순환에 좋고 숙취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태국 음식을 대표하는 또ㅁ얌꿍에도 고수, 레몬그라스, 라임잎 등 향신료들이 많이 들어간다.
또ㅁ얌꿍은 매콤한 맛의 새우 찌개라 할 수 있다.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맵지만 먹고 나면 뒷맛이 개운하다.
원래 주요리를 먹기 전에 입맛을 돋우는 전채 요리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밥이나 국수와 함께 식사로 먹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베트남, 태국 등지에서는 쌀이 주식이어서 쌀을 주재료로 한 음식이 많습니다.
소화가 잘 되고 저칼로리 영양식인 베트남 쌀국수는 우리나라 사람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지요".
부드럽고 졸깃한 맛의 라이스 페이퍼는 곱게 빻은 쌀가루에 물을 섞어 반죽해 팬에 적당량 붓고 살짝 구워 볕에 딱딱하게 말린 쌀피다.
여기에 고기와 야채를 넣고 말아서 기름에 바싹 튀긴 것이 베트남의 대표적 음식인 차조(Cha Gio). 맛과 모양이 중국 사람들이 설날에 즐겨 먹는 춘권과 비슷하다.
뜨거운 물에 라이스 페이퍼를 살짝 적셔 여러가지 야채를 골고루 넣어 쌈을 싸듯 돌돌 말아 먹는 월남쌈은 별미이자 건강식이다.
현재 대구에 있는 동남아 음식 전문점은 3곳. '越南米粉'(053-426-9111) 외에도 대구 중구 갤러리존 주차장 맞은편에 '신짜오'(053-428-6544)라는 식당이 있다.
대구 수성구 아리아나호텔 맞은편에는 '신짜오' 본점(053-765-6544)이 최근 문을 열었다.
김영수기자 stel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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