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권한대행인 고 건(高 建) 국무총리가 지
난 사흘간 '1인 2역'을 수행하면서 일단은 낮은 자세를 유지하며 조심스런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고 대행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이뤄진 이후부터 가급적
외부 일정을 자제하거나, 의전과 경호에 있어서 큰 변화가 없도록 해줄 것을 주문하
고 있다.
고 대행은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2일 노 대통령과 국무위원과의 간담회를 위해
잠시 청와대를 다녀왔을 뿐 하루종일 정부 중앙청사에 머물며 각종 보고를 받고 회
의를 주재했다.
아울러 이날 점심과 저녁 식사 역시 청사 9층에 위치한 자신의 집무실에서 총리
실 간부들과 함께 도시락으로 떼웠다.
고 대행의 이같은 '신중 행보'는 다음날도 계속됐다. 13일 오전 대통령 권한대
행으로서 첫 출근을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을 만나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말 외에 다른 언급은 삼갔다.
이어 탄핵 사태와 관련한 대국민 담화문 발표에 있어서도 평소 담화문 낭독에
이어 기자들과의 간략한 문답을 주고받던 '관행'과 달리 이날은 3분여의 담화문 발
표 이후 곧바로 자리를 떴다.
이같은 행보는 의전과 경호에서도 나타났다.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신분 상승'
에 따라 의전과 경호 수준이 격상되긴 했으나 그 수준은 최소화하는 것이 좋겠다는
게 고 대행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가능한 한 기존의 경호와 의전 수준을 바꾸지 말라는 것이 고
대행의 주문사항"이라고 전했다.
이를 반영하듯 고 대행은 14일 폭설 피해지역 방문에 청와대 헬기를 이용하고
여러대가 동시에 이.착륙하는 경호를 받았으나, 정작 헬기장은 기존에 사용하던 용
산 헬기장을 이용했다.
또한 차량의 경우에도 대통령 권한행사가 시작된 직후부터 청와대 소속의 외산
방탄차로 전용 차량이 바뀌게 되자, 고 대행은 "국산 방탄차는 없나"는 문의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 대행의 이러한 조심스런 행보는 현재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권한행사는
정지됐으나 신분은 유지된다는 점을 감안, 노 대통령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스스로를
낮추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부에서는 고 대행의 이러한 행보가 공직사회 전반의 소극적 행정으로 이
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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