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알바, 취업전쟁 방불 서류전형.진땀면접에 인턴교육까지

'취업은 고사하고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있으면…'.

대구대 2년 김종원(23.복학생)씨는 얼마전 바늘구멍과 같은 '아르바이트 관문'을 겨우 뚫을 수 있었다.

김씨가 찾은 아르바이트는 대구시내 복합상영관의 사무보조 업무. 하지만 이 자리도 서류전형, 면접, 인턴교육을 거치는 등 여러 단계를 통과해야 했다.

김씨는 "1시간 정도나 면접을 보면서 극장 관련 아르바이트 경험 여부, 지원 동기 등을 진땀 흘리며 답해야 했다"며 "아르바이트는 이력서만 내면 될 줄 알았는데 경쟁률이 수십대 일을 넘고 인턴과정까지 거치는 등 취업전형과 별다를 게 없었다"고 했다.

신학기를 맞은 대학가가 '아르바이트 구하기 전쟁'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다.

오랫동안의 경기 침체로 초.중.고생 과외 자리가 대폭 줄어든 데다 식당이나 패스트푸드점 등의 파트 타임 일자리도 예전보다 크게 좁아졌기 때문이다.

영남대 3년 김희진(21.여)씨는 "과외 자리가 지난해에 비해 30~40%는 줄어든 것 같다"며 "과외를 하던 친구들이 학교 주변이나 대구시내의 식당 등에서 일당 2만원씩을 받는 일자리를 찾아 나서지만 이마저도 구하기가 쉽지않고 일부는 일을 한 뒤 임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대학 입학 이후 아르바이트 자리 구하기가 해마다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재학생뿐 아니라 취업 재수에 나선 선배들까지 가세한 탓에 더 힘들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학교 밖에서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워지다보니 수업시간에 큰 지장을 받지 않는 교내 아르바이트 자리는 말그대로 '하늘의 별따기'이다.

계명대의 경우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구직 신청 대기자만 3천명을 오르내릴 정도. 또 최근 대학 내 근로장학생 80명을 뽑은 경북대에서는 400여명 이상이 몰려 학교 측이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컴퓨터 추첨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했을 정도다.

이는 영남대나 가톨릭대 등 다른 대학의 상황도 마찬가지.

경북대 취업팀 관계자는 "학교 홈페이지의 구직게시판에 채용정보를 올릴 때마다 금방 마감이 될 정도로 학생들이 높은 관심을 보인다"며 "이러한 경향을 반영해 지난해부터 학업우수 장학금보다 아르바이트격인 근로장학금을 많이 늘렸다"고 말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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