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MBC 인기 드라마 '대장금' 23일 종영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모은 MBC 특별기획드라마 '대장금(大長今)'이 23일 54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지난해 9월 15일 첫방송된 '대장금'은 평균 시청률 45.8%에 최고 시청률 56.8%(이하 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라는 기록을 세우며 시청자의 절반 이상을 드라마 속으로 흡인했다.

지난해 10월 이후에는 40% 이하로 한번도 떨어지지 않았으며 수라간에서 의녀로 변신한 뒤 걱정했던 시청률 하락 우려도 말끔히 씻어내고 시청자의 가슴 속에 뿌리깊게 자리잡았다. '대장금'의 기록은 케이블.위성 채널의 점유율이 커진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 쉽게 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기비결 분석= '대장금'의 인기는 초반 궁중음식이라는 풍성한 볼거리와 수라간을 배경으로 한 여성들의 동료애와 우정 등 새로운 접근이 초반 시청자의 눈길을 잡은 데서 비롯됐다.

드라마를 통해 궁중 요리와 한의학에 대한 상식과 음식 재료, 한약재 등에 대한 지식을 넓힐 수 있다는 점도 인기를 끄는 이유로 꼽힌다.

기존의 대하드라마와 달리 매회 갈등이 고조됐다 곧 갈등이 해소되는 짧은 호흡이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놓칠 수 없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랜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이영애의 스타성과 '허준','상도'의 사극전문 이병훈 PD의 연출력, 첫 사극에 도전한 김영현 작가가 만들어낸 탄탄한 대본 등이 인기의 밑바탕에 깔렸음은 물론이다.

당차면서도 똑부러진 장금이라는 새로운 여성상이 최상궁 일가의 견제를 극복하고 승리하는 성공담이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는다. 자애로우면서도 엄격한 스승이자 후원자인 한상궁(양미경)이라는 새로운 여성상이 시청자에게 크게 어필한 점도 눈길을 끈다.

◇숱한 화제를 낳아= 이 드라마는 일반적 인기를 넘어 숱한 화제를 낳았다. 시청률뿐 아니라 '대장금'은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는 증거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떡집.한정식집이 앞다퉈 상호를 '대장금'으로 바꾼 데 이어 '대장금'을 상표로 한 쌀, 화장품 등도 시판됐고 동명 소설과 어린이용 만화도 출판돼 인기를 끌었다.

백화점의 '대장금' 마케팅과 문화센터 요리 강좌도 인기를 누리며 궁중요리 전 문점과 궁중 김치의 매출도 증가 추세가 뚜렷했다.

'대장금'의 촬영장에서 궁중요리 경연대회가 열리는가 하면 네티즌들이 직접 드라마를 패러디해 만든 '월간 궁녀', 궁녀센스 등의 잡지가 등장하기도 했다.

인기에 힘입어 아름다운 재단과 공동으로 '도네이션 카메오'를 추진해 높은 관심을 이끌어 냈다.

또한 드라마의 인기에 한 몫한 OST '오나라'는 4.15 총선을 앞두고 총선 로고송 1순위로 지목됐으며 장금과 민정호의 러브테마 송이 세계적인 팝페라 가수 알레산드로 사피나의 목소리로 녹음돼 화제가 됐다.

◇어떻게 끝나나= 현재 2부를 남겨 놓은 '대장금'은 장금(이영애)이 임금의 주치의 자리에 오르면서 민정호(지진희)와의 사랑이 이뤄질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장금은 중종의 후궁이 되는 위기를 맞지만 22일 방영분인 53부에서 '정3품 당상관'의 지위.품계에 준하는 '대(大)장금' 칭호를 하사받고 중종(임호)의 주치의관이 된다.

임금 주치의가 된 장금은 중종(임호)이 세상을 떠나면서 위기를 맞지만 중종의 특별한 배려로 목숨을 건진 뒤에 민정호와의 사랑을 이루게 된다. 중종의 도움으로 궁을 빠져 나간 이들은 장금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마을에 은거해 장금을 닮은 딸을 하나 두고 행복한 삶을 펼쳐나간다.

마지막 장면은 장금이 난산으로 죽을 고비를 맞은 산모를 만나 당시로는 혁신적인 제왕절개 수술을 하는 모습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장금은 의원을 열어 의술을 베풀고 민정호는 서당에서 글을 가르치며 소박하지 만 행복한 삶을 가꿔 가는 것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무얼 남겼나= '대장금'은 경제적으로는 총 제작비 80여억원의 3배 이상의 수입을 올렸을 정도로 MBC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광고수익만 190여 억원에 해외수출(24억원 예상), 인터넷 VOD 서비스(9억원)·상표권 수익(30억원) 등 250억원에 달하는 수입을 남겼다.

여성을 내세워 궁중 암투를 주된 이야기거리로 삼던 기존 사극에서 진일보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수동적이거나 치정에만 매달리던 기존 사극의 여성성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대장금'은 인기 드라마의 고질적인 병폐로 여겨지던 연장 방영 논란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웠다.

50부 예정인 이 드라마는 연속극의 특성상 자연스러운 정도인 4부 연장 수준에서 마무리돼 시청자와의 약속을 비교적 잘 지킨 것으로 평가된다. 장편 드라마의 특성상 약간의 길이 조절은 가능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히트작인 KBS '명성황후'와 SBS '여인천하'가 지나친 늘리기로 비판받은 것과 비교할 때 분명히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사실 여기에는 방송사도 어쩔 수 없었던 이영애라는 톱스타의 고집이 크게 작용해 격상된 연기자의 위상도 실감케 했다는 후문이다.

'대장금'은 한상궁을 맡은 탤런트 양미경을 스타덤에 올리기도 했다.

양미경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팬클럽이 생겼으며 컴필레이션 음반모델, CF 모델 프로그램 촬영차 방북 등 데뷔 이래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민정호 역을 맡은 지진희도 새롭게 부각됐으며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한 임현식 금보라, 장금의 친구이자 후원자가 된 박은혜, 김소이 등 조연들도 새롭게 자리매김했다.

◇MBC의 전폭적 지지 받아= '대장금'은 MBC의 방송사 이미지 제고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MBC는 자사 프로그램에서 지나친 '대장금' 홍보로 시청자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대장금' 방영 이후 MBC 프로그램에서 '대장금' 관련 아이템을 발견하기는 어려 운 일이 아니었으며 연예오락, 시사교양 등 장르 구분없이 등장해 오히려 불필요한 오해를 사기도 했다.

MBC는 '대장금'이 끝난 뒤 29∼30일 '다이제스트 대장금'과 토크쇼 형식의 '대장금 스페셜'을 특집으로 마련했다. 유례없이 노고를 치하하는 뜻에서 대장금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에게 단체 해외여행 기회를 보내주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서울=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