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시작된 코소보 알바니아계와 세르비아계 유혈충돌은 사망자가 31명으로
늘고 부상자도 500여명 발생하는 등 99년 코소보전쟁 이후 최악의 인종충돌 사태
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즉각 코소보 평화유지군에 병력을 증파하
기로 했으며 유엔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하는 등 제2의 코
소보 사태를 막기 위한 긴급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사벨라 칼로비츠 유엔 대변인은 18일 "코소보 유혈충돌로 지금까지 31명이 사
망하고 500여명이 부상했다"며 "부상자 가운데 61명은 경찰이고 35명은 유엔평화유
지군 병사들"이라고 말했다.
이번 충돌은 16일 프리슈티나 남쪽 카글라비카에서 세르비아계 10대 한 명이 총
에 맞아 숨지고 한 명이 부상한 데 이어 17일 북부 코소브스카 미트로비차에서 알바
니아계 어린이 3명이 세르비아계에 쫓기다 강물에 빠져 숨지면서 시작됐다.
다수인 알바니아계 주민들은 충돌 과정에서 경찰 진압으로 알바니아계가 추가로
숨지자 17일 세르비아계의 집과 차량, 교회 등을 불태우며 보복에 나서 중세에 지어
진 세르비아 교회와 수도원 14곳이 불탄 것으로 알려졌다.
코소보 사태는 세르비아-몬테네그로로 번져 코소보 접경의 세르비아 경찰은 경
계 태세를 최고로 높였으며 수도 베오그라드에서는 반(反)알바이나계 시위가 격렬해
지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베오그라드에서는 17일 자정께 세르비아 시위대가 코소보에 있는 동족을 이슬람
알바니아인들로부터 보호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며 17세기에 세워진 이슬람 사원에
불을 지르며 경찰과 충돌, 경찰 6명이 다쳤다.
수천명의 시위대는 이날 세르비아 국기와 '우리는 코소보를 포기하지 않는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가두행진을 벌였으며 학생 수백명은 알바니아 국기를 찢으며
대사관 진입을 시도하다 최루탄을 쏘는 경찰과 충돌했다.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 세르비아 총리는 이날 각의 후 "이번 사태는 미리 계획
된 세르비아계 주민에 대한 인종청소"라고 비난하고 "그러나 폭력에 대해 폭력으로
맞서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브뤼셀 나토 본부의 한 소식통은 사태 악화에 대비한 예비조치로 현재 1만7천명
인 코소보 주둔군에 영국군 750명과 미군과 이탈리아군 350명 등 최소 1천100여명을
증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코소보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며 "나토와 병력
증파를 논의 중이며 오늘 1개 중대가 우선 코소보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도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가 코소보 사태 논의를 위한 긴급 안전보장이사회
개최를 요구함에 따라 이날 오후 회의를 소집, 코소보 폭동과 방화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국제사회 지도자들은 이번 사태가 취약한 발칸지역의 안정을 다시 해치지 않을
까 우려하고 있으며 코소보 주둔군을 축소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배치하려던
조지 부시 대통령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프리슈티나 AP.d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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