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法治가 흔들리고 있다

대통령 직속기구인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소속 40여명의 공직자들이 탄핵반대성명서를 낸 행태는 그들의 주장내용도 문제이지만 도대체 대한민국이 법치주의 국가가 맞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다.

법으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규정한 것은 정치집단의 이해에 따라 공직사회가 우왕좌왕하게 되면 자연 공직사회가 동요하게 되고 종국에는 공직기강이 무너지면서 사회질서까지 문란해지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 직원들의 탄핵반대성명은 그 자체로도 위법사안이지만 다른 국가기관이나 공직사회로의 확산을 원천봉쇄하는 차원에서도 정부는 경위를 철저히 조사, 그에 상응한 처벌을 신속하게 내려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작금 탄핵사태에 직면하면서 시민단체들의 불법집회문제를 정부가 제대로 대응을 못해 이 나라에 법이 있느냐는 비판이 일고 있는 마당에 이젠 공무원들까지 스스로 처벌을 감수하고 나섰다.

더욱이 현 탄핵문제도 대통령이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게 핵심골자이고 그건 대통령 스스로 선거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저버렸다는 대목에서 비롯된 것인데 그 탄핵을 반대하는 공직자들이 법을 어기고 노골적으로 나온 건 공직기강 해이를 넘어 사회 법질서를 심각하게 교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시민단체가 그들의 목적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정부가 불법집회임을 경고했음에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국가인권위원회가 대통령이 결정한 '이라크 파병'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낸 바도 있다.

그뿐인가, '법'을 생명으로 여겨야할 대한변협마저 구성원들의 의견수렴 절차도 무시한채 탄핵반대성명을 냈다가 일부 지방변호사회의 반발을 산 것도 따지고 보면 법을 경시한 행태라 할 수 있다.

나라가 혼란할수록 그걸 안정으로 수습하는 지름길은 '법과 원칙'뿐이다.

그 '법'이 도처에서 유린되고 있다.

특단의 정부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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