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사발촌의 옛 명성을 되찾아야 한다". 경남 합천군 국립공원 가야산 밑 가야 및 야로면 일대는 옛날부터 사기 그릇 주산지로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렸다.
질 좋은 도토(고령토)와 계곡의 물, 풍족한 땔감들이 도요지로서 최적지일 뿐 아니라 낙동강을 이용할 경우 한양까지 물건을 실어나르기도 편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고려.조선시대의 관요지인 '장흥고' 가마터가 가회면 내사리 일대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아 이 지역은 옛날부터 전국적 도요지였음을 짐작게 하고 있다.
가야 사발촌은 일제시대까지만 해도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엄청난 지역경제원이였던 사발촌은 해방과 함께 스테인리스 등 새로운 식기문화에 밀려 차츰 옛 명성은 사라지고 서서히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값싼 중국산 도자기가 쏟아지면서 가격 하락과 유통체계 불안정으로 휴.폐업 사태가 속출하는 등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합천군(군수 심의조)은 지역 문화유산을 단순히 업체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경제 활성화는 물론 지역 관광상품 개발, 전통문화 보존을 위해 사발촌 육성에 발벗고 나서기로 했다.
이는 경기도 여주.이천의 백.청자, 경남 김해시 진례면의 분청자, 경주의 신라 토기, 하동.사천의 막사발 도요지 육성과 맥락을 같이한다는 것. 합천지역을 전국 유일의 관요지(장흥고)로 복원하고, 가야 사발촌의 명성까지 되찾아 지역경제와 관광 활성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각 유관기관 및 사회단체와 군민.향우들에게 '가야 도자기' 활용을 적극 권장키 위해 군보.향우회지 등을 통한 대대적 홍보에 나섰다.
체육대회와 결혼 축하연 등 각종 행사에서 사은품으로 활용하고, 저금리 자금 지원은 물론 기업운영과 제품.포장디자인, 마케팅 전략 등도 최대한 지원한다.
대아도자기협회장 오석홍(54.운포도예)씨는 "100여년 전 할아버지 때부터 전승된 요장(窯場)을 내가 문을 닫아야할 판이었는데 늦게나마 집중 육성키로 한다니 물레질할 힘이 난다"고 했다.
이 일대 도요지는 한창 성황을 이뤘을 때는 무려 100여기의 가마가 들어차 밤낮으로 굴뚝에 불을 지폈었다.
지금은 옛 절반인 50여개의 업체만이 남아 가까스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옛 도공들도 한두명씩 세상을 떠나고 없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