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가 시작됐지만 중.고교의 검정 교과서 공급에 차질이 생겨나 교과서를 미처 구하지 못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교육과정이 올해 또다시 바뀌면서 교과서 수요가 급증한데다, 교육청과 학교들이 '헌책 물려주기 운동' 장려를 위해 신규 교과서의 주문량을 줄여 신청했지만 실제로는 사용이 어려운 헌책이 많은 등 수요 예측이 빗나간 탓이다.
이때문에 신학기 초에 전학 온 학생들의 상당수가 교과서를 받지 못해 애를 먹고 있으며, 일부 학급에서는 교과서 도둑까지 나타나는 등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검정교과서협회 박수용 업무부장은 "교육과정이 바뀜에 따라 새책을 찾는 재수생이 많고 전.입학이 늘면서 개학 이후 대구.경북에만 10여만부의 중.고 검정교과서 추가 수요가 발생했다"며 "이때문에 일부 학생들이 교과서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이 이런 사정을 대비해 예비 교과서를 미리 확보하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바닥난 형편인 것.
이에 따라 학교측은 서점을 통해 책을 구입토록 하고 있는데 서점 역시 공급이 지연되면서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2일 오후 6시 대구시 중구 사일동 학원서림 매장에는 중.고교 교과서를 구입하려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몰려들었지만 교과서를 구입한 학생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서점측은 "개학을 전후해 하루 평균 200~300명의 학생들이 찾고 있지만 절반만이 교과서를 살 수 있으며, 특히 영어.수학.과학 등 주요 과목의 교과서는 구하기가 더욱 어렵다"고 설명했다.
학부모 이모(43.대구시 수성구 만촌동)씨는 "중1인 딸이 전학을 했으나 학교에서 교과서를 절반도 받지 못했다"며 "학교측에서는 '서점에서 구입하라'고 하고, 서점에서는 '책이 모두 팔렸으니 기다리라고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교과서 물려쓰기 운동'이 교과서 품귀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학교 측은 교과서의 일정비율 재활용을 전제로 새 교과서를 주문하는데 주먹구구식으로 하다보니 막상 헌 책이 예상만큼 들어오지 않고, 이마저도 찢어지거나 낙서가 심한 것이 많아 부족 상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헌책 물려쓰기 운동을 보다 활성화하고, 교과서가 모자라는 학교와 남는 학교간에 신속한 교환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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