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의고사 이후 수험공부

지난 19일 한 사설기관의 모의고사가 치러진 이후 고3 교실과 재수생 강의실은 상당한 혼란에 빠져들었다.

전반적인 난이도가 높았는데다 특히 인문계열 학생들에겐 수학, 자연계열 학생들에겐 언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사회.과학탐구 선택과목간 체감 난이도 차이도 수험생들의 고민을 가중시키고 있다.

가채점을 해 본 뒤 과목별 점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특정 과목을 일찌감치 포기하거나 선택과목을 바꾸려는 수험생이 속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고3 담당 교사들은 결코 서두를 문제가 아니라고 충고한다.

2005학년도 입시부터는 한두 과목 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대학에 갈 수 있는 길이 한층 넓어진 것은 사실이다.

지역 대학은 대부분 수능 2+1 체제를 택하고 있기 때문에 인문계 학과에 지망하고자 하는 수험생은 수학을, 자연계 학과는 언어를 포기해도 손해볼 게 없다.

수도권 대학들 가운데도 일부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한두 번의 시험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속단해 선택의 폭을 좁히고 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1학기 동안은 시간 여유가 많기 때문에 가급적 전 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현명한 길이다.

1학기 말에 가서 냉정하게 판단해도 결코 늦지 않다.

지금 한두 과목을 포기한다고 해서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여타 과목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생각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다른 과목의 점수가 그에 비례해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긴장감을 떨어뜨려 전체적인 공부 리듬을 망치기 쉽다.

사회.과학탐구 선택과목도 1학기 동안에는 4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좋다.

1학기 말에 한 과목을 줄여도 된다.

재수생들의 경우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에 한두 번의 모의고사 결과를 보고 선택 과목을 바꾸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 역시 바람직하지 못하다.

실제 수능시험에서 어느 과목이 유리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선택했다면 모의고사 난이도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 있게 밀어붙이는 게 좋다.

선택할 전공과 관련된 과목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와 관련해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반드시 유의할 점이 있다.

모의평가 때마다 사설기관들이 경쟁적으로 내놓는 정보에 휩쓸리지 말라는 것이다.

어느 과목이 쉽다, 어느 과목에 상위권이 몰린다, 어느 과목 평균 점수가 낮다 등의 이야기는 일견 솔깃하게 들리지만 이것만 믿고 따라다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쏟아지는 정보를 나름대로 취사선택하는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것이다.

김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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