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잊혀진 문화유산-봉화 계서당

춘향전에 나오는 이몽룡은 실존인물일까, 가공인물일까? 소설속의 이몽룡은 누구를 모델로 했을까?

남원이 춘향이의 고향이라면 봉화는 이몽룡의 고향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봉화군 물야면 가평리 계서당(중요민속자료 171호)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담장이 무너지는 등 폐허로 방치돼 잊혀져가던 계서당이 '사랑의 메카'로 복원되고 있다.

계서당은 광해군때 남원부사를 지낸 봉화사람 부용당 성안의(成安義.1561∼1629)의 아들 계서(溪西) 성이성(成以性.1595∼1664)이 광해군 5년인 1613년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건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는 그가 과거에 장원 급제해 어사로 부임할 당시 사용했던 어사화와 창녕 성씨 족보 등 수십여점의 유물이 보관돼 있다.

연세대 설성경(60) 교수는 계서당과 이 유물들을 근거로 지난 1999년 '이몽룡의 러브스토리'라는 연구논문을 발표했고 춘향전의 남자 주인공인 이 도령은 바로 성이성이라고 주장해 관심을 모았다.

설 교수는 성이성이 남원부사로 부임하는 아버지를 따라 갔다가 소년시절 남원에서 소설속의 춘향이를 만나게 됐을 것이라며 봉화 계서당이 '이 도령의 생가터'라고 추정했다.

실제로 성이성은 모두 4차례에 걸쳐 암행어사를 지낸 것으로 창녕 성씨 가문은 밝히고 있으며 청백리에 뽑히기도 해 춘향전 속 이도령의 모델로 보고 있다.

봉화군은 봉화를 춘향전의 남자 주인공인 이 도령의 고향으로 새롭게 부상시킨다는 계획 아래 올해부터 대대적으로 계서당 보수에 나섰다.

고증을 거쳐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13억5천만원을 들여 허물어진 계서당 본채와 담장을 원형대로 보수하고 소실된 부속건물도 복원할 계획이다.

또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진입로를 왕복 2차로로 넒히고 1천600㎡ 규모의 주차장도 마련하는 등 관광 편의시설도 확충한다.

이와 함께 계서당을 인근 오전약수탕과 도립공원 청량산, 청옥산 자연휴양림과 연계한 가족 나들이형 관광지로 변모시켜 봉화를 '전통 사랑의 메카'로 부각시킬 예정이다.

청백리에다 암행어사를 지낸 성이성의 삶도 교육적 가치를 지닌 무형 문화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봉화군은 계서당 복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계서당 복원으로 봉화가 '이 도령의 고장'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봉화군청 문화재 담당 김승환씨는 "남원은 춘향의 고향으로, 봉화는 이 도령의 생가로 차별화해 개발할 경우 소설 춘향전의 역사적 배경을 살려낸 관광명소로 꾸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봉화.권동순기자 pino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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