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대구 R&D 특구는 달라야

대구시가 지난해 대구테크노폴리스 구상을 하면서 대전 대덕연구단지와 함께 'R&D(연구개발)특구' 지정이라는 희망사항을 지속적으로 피력한데 이어, 한나라당 투자살리기 특위는 26일 대구상공회의소에서 '동남권 R&D 집적지 조성의 필요성과 대책'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개최한다.

대구R&D특구가 지역의 관심사로 떠오르는 순간이다.

영남권 중심도시로서 대구가 중추관리기능의 강화와 함께 과학기술 기반의 첨단산업도시로 거듭나야 한다는 방향성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대구와 대덕을 평면적으로 비교해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상황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정부가 대덕을 R&D특구로 지정하려는 것은 '기존의 R&D기능만으로는 대덕단지의 성공이 어렵다'는 비판적 시각에서 출발했다.

지난 30년간 중앙집중적인 R&D정책에 따라 가히 천문학적인 투자를 했지만, 오늘날의 대덕단지는 고립되고 파편화된 연구기관들의 물리적 집적지에 그쳤다는 자각이 일어난 것이다.

그래서 대덕R&D특구는 기존의 R&D역량을 바탕으로 첨단 국내외 기업과 외국R&D기관, 기업지원기관 등을 유치시켜 R&D 성과의 상업화와 R&D비즈니스 활동의 국제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를 둘러싸고 있는 영남권은 정반대의 상황을 맞고 있다.

영남은 국내 제조업체 숫자의 58.5%와 부가가치 창출의 75.7%를 차지하고 있고, 경북 한 지역만도 국내 부가가치의 21.2%(대구 5.4%)를 담당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생산거점이다.

하지만 영남권의 연구개발기능은 국내 전체의 15.6%로 대단히 취약하다.

내세우는 목표는 '과학기술 기반의 첨단산업도시'로 비슷하지만, 대구의 처방과 대덕의 처방은 근본적으로 달라야 한다는 점을 시사해준다.

21세기 대구의 미래를 열어갈 심도깊은 논의들이 세미나에서 활발하게 개진돼야 할 시점이다.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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