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늦은 시간 집으로 오는데 내가 사는 아파트 계단에만 휘황찬란하게 전깃불이 켜져 있어 경비 아저씨에게 "소등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더니 "불을 켜지 않고 있으면 일부 입주민들이 번갈아 내려와 계속 켜라"는 지시에 하는 수 없이 켜지만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하셨다.
우리 아파트는 지은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 생활 편의시설이 그런 대로 잘 되어 있다.
엘리베이터가 격층으로 운행되고 있어 설계에서부터 에너지 절약형으로 지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야간에는 승강기에서 내리는 즉시 오른쪽 감지기에 손만 대면 불이 켜져 계단을 다 내릴 때면 자동 점멸돼 아무런 불편이 없는데도 유독 이 계단에만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불필요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관리비 징수 내역을 보면 계단 전력비가 다른 곳보다 많이 부과되고 있는데도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하거나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나라에서는 에너지 절약 시책을 내 놓고 있지만 입주민들은 나와는 무관하다는 인식으로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지 않는 곳에 산다고 생각하니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몇 해전 아내가 반상회에 참석하러 간다기에 "필요없는 계단 전등을 끄자"라고 제안해 보면 어떨까 했더니 참석한 분들이 "각 가구에 돌아가는 전기료가 얼마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계단이 밝아야 아파트가 돋보인다"고 해 무안해 했던 적이 있다.
'어두운 것보다는 휘황찬란하게 밝은 것이 좋고', '아파트가 돋보인다'는 것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고(高) 유가시대를 살고 있어 범국가적으로 에너지 절약을 국민 개개인이 앞장서 실천해 주어야 한다.
그 분들이 만약 단독주택에 산다면 밤새도록 자기 마당에 불을 켜 놓지 않을 것이다.
전기료가 나한테 조금씩 돌아온다고 '그것쯤이야 어때' 하며 대수롭잖게 생각한다면 우리는 제2의 IMF를 자초하는 꼴이 될 것이다.
국민 한 사람의 조그마한 절약과 작은 실천 하나가 국가 경제를 살리고 부강한 나라를 만드는 원천이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신용삼(대구시 신매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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