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말한마디가 지금처럼 중요한 때가 없다.
영향력, 책임성, 그 파장의 측면에서 중천금(重千金)이기 때문이다.
너무 잘 나갔나? 정동영 우리당 의장이 그예 탈을 냈다.
'늙은이들은 투표 안해도 괜찮다'는 대실언(大失言)을 해버린 것이다.
정 의장이 꼭 1주일전, 인터넷 국민일보 총선기자단 VJ팀(동영상팀)과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은 이렇다.
'미래는 20.30대의 무대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60.70대는 투표안해도 괜찮아요. 그분들은 이제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니까... 집에서 쉬셔도 되고. 20.30대는 (미래에 대한) 이해관계로 봐도 투표에 참여하는 게 자기이익이라고요...'. 그가 자신의 실언(失言)에 얼마나 화급했으면 오늘 대한노인회를 찾아가 넙죽 엎드렸겠는가.
우리는 그의 실언이 자신의 해명처럼 젊은이들의 투표를 독려하다 저지른 '실수'라고 선의로 해석하고 싶다.
다만 그가 여당의 대표이고, 대망을 꿈꾸는 정치인이라면 앞으로도 순경음(脣輕音)을 내서는 안된다는 것을 충고하고 싶다.
노무현 대통령에게서 그것을 배우기를 권한다.
어쨌든 그의 발언이 문제가 되는 까닭은 우선 그 스스로 지역주의 극복을 지상명제처럼 외치면서 '본의 아니게'세대갈등을 부추기는 꼴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는 또 복지국가의 미래는 바로 70.80대의 복지로 완성된다는 중요한 점을 놓쳤다.
그리고 지금의 60.70대야말로 격동기의 주역이요 '인생은 지금부터'라는 당당한 '현역'임을 가벼이 본 것이다.
정 의장은 젊은층의 정치무관심을 걱정하지만 기실 한국사람들은 정치에 관심이 너무 많아 탈이란 생각, 들지 않는가? 정치가 바르면 투표율을 독려할 것도 없다.
역설적으로, 이 사회에 돈과 질서가 넘치고 마음이 넉넉해져서 정말 정치에 관심이 엷어졌을 때가 훨씬 더 편한 세상아닌가. 결국은, 모든 것을 총선과 연결시키지 말자는 얘기다.
여.야 모두 말꼬투리에 횡재만난듯 하지말자는 것이다.
눈물 한방울의 의미까지 트집잡고 '손님 실수'기다렸다는 듯이 하면 총선은 엉망진창이 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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