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하철 계기 폭발 7차례 더 있었다

지난 6일 발생한 대구지하철 1호선 방촌역의 계기용 변성기(MOF) 폭발사고와 동일한 사고가 올들어 벌써 2차례나 일어난 적이 있으며, 98년 지하철 개통 이후에는 모두 8번이나 반복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MOF는 자체적으로 불이 꺼지는 '자기 소화성'을 갖고 있는데도 폭발사고 직후 지하철 공사 직원들이 이같은 사실을 몰라 이산화탄소를 터뜨리는 등 과잉 반응에 나서는 바람에 지하철 운행이 27분간 중단된 것으로 밝혀졌다.

방촌역 MOF 폭발사고를 조사중인 경찰과 대구지하철공사는 8일 이같은 사실을 밝혀내고 기계의 불량 여부와 함께 방촌역 역무원 등의 화재 대처가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지하철공사에 따르면 MOF는 한국전력에서 공급되는 2만2천V의 고압전류를 380V로 바꾸는 전기설비로 올 들어 성당못역과 안심차량기지에서 동일한 사고를 이미 일으켰으며, 지하철 1호선이 개통된 지난 98년 이후로는 모두 8번의 같은 사고를 반복했다는 것.

이에 따라 지하철공사는 7일 오후 방촌역에서 폭발사고가 난 MOF 3대의 성능시험을 한국전기안전연구소에 의뢰하는 한편, MOF를 공급한 제작사를 불러 제품 자체의 하자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MOF 과열로 인한 폭발사고가 수차례 반복됐음에도 지하철역마다 사고 가능성에 대한 교육과 대비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아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MOF는 '자기 소화성'이 강해 주위에 가연성 물질만 없다면 그냥 두는 것이 오히려 빠른 사고 대응책인데도 이 사실을 알지 못한 방촌역에서는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이산화탄소를 터뜨려 승강장에서 전동차를 기다리던 승객들이 모두 대피하는 등 혼란을 겪었다는 것.

한 관계자는 "동일한 사고가 잇따르는데도 불구하고 지하철공사가 사고원인을 찾기 위한 실질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데다 대응책조차 확실히 세우지 않은 만큼 이에 따른 비난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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