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김희윤 감독 체제를 맞은 대구시립오페라단이 창단 22회 정기공연으로 '마술피리'를 무대에 올린다(22~24일 오후 7시30분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구 초연 무대이다.
서양음악사상 최고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마술피리'가 지금까지 한번도 대구에서 공연된 적이 없다는 점은 뜻밖이다.
서울 다음으로 두터운 성악인 저변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대구지역 오페라단들이 푸치니.베르디의 작품 등 이탈리아 오페라에 치중한 나머지 모차르트 작품 등 독일 오페라를 거의 다루지 않은 탓이다.
'마술피리'는 36세로 요절한 모차르트가 생애 마지막 해에 지은 작품이다.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마술피리'에도 '천의무봉'(天衣無縫.하늘나라옷엔 바느질 자국이 없다)이라는 찬사가 붙을 만하지만 이 곡이 작곡된 1791년은 모차르트에게 최악의 해였다.
죽음의 질병이 다가오고 있었고 그에게 남은 것은 찢어지는 가난과 고독, 절망 뿐이었다.
모차르트는 그런 상황에서도 동화처럼 아름답고 사랑이 가득찬 오페라 '마술피리'를 빚어냈다.
숨을 거두기 전 모차르트는 '마술피리'의 노래 한 대목을 흥얼거렸다고 전해진다.
'마술피리'는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현자인 자라스트로와 밤의 여왕의 선악 대결, 타미노와 파미나(밤의 여왕의 딸)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음악 양식으로 볼 때 비엔나풍 민요와 이탈리아 오페라 부파, 독일풍의 가곡, 기교적인 콜로라투라, 오페라 세리아 등 당시 유행하던 오페라의 음악 형식들이 망라되고 있다.
특히 CF송에 삽입돼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밤의 여왕의 아리아 '복수의 분노 마음에 불타고' 등 귀에 익은유명 아리아들이 들어있다.
오페라로서는 드물게 대사가 많아 연극적 요소가 강한 작품이기도 하다.
3일에 걸쳐 공연되는 대구시립오페라단의 '마술피리'에는 주역 및 조역 성악가 50여명과 대구시립교향악단 60여명, 대구시립합창단 50여명, 대구시립극단 및 스태프 50여명 등 총 220명이 출연한다.
대구시립오페라단은 '마술피리' 무대를 위해 주역 및 조역에 대한 전면적인 공개 오디션을 실시했다.
이 때문에 이번 공연에는 비교적 젊은 성악인들이 캐스팅됐다.
한국말로 공연되고 자막까지 제공되기 때문에 청중들이 줄거리를 따라가기가 쉬울 듯하다.
오랫 동안 독일에서 성악 공부를 해, 독일 오페라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김희윤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번역과 연출까지 맡는 등 의욕을 보였다.
김 감독은 "환상적이면서도 고전적인 무대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대사와 가사가 비록 한국말이지만 곡은 원작에 충실하게 해석했다"며 "재미있고 흥이나는 오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교향악단 지휘봉은 이현세 대구시향 부지휘자가 잡는다.
공연시간은 2시간 30분. 1만~5만원. 053)606-6311.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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