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총선 막판 굳히기 전략-새천년민주당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조순형(趙舜衡) 대표를 구하기 위한 민주당의 노력이 눈물겹다.

지도부들이 교대로 대구에 내려와 그의 발품팔이 유세에 지원을 자청하고 나섰고 일부 비례대표 후보는 자신의 비례대표 자리라도 내줘 '아까운 인물'을 살려보려는 간절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최근 민주당 장재식(張在植) 상임중앙위원과 이승희(李承姬) 대변인은 하루가 멀다하고 조 대표의 지원유세에 동참하고 종일 '조순형 당선'을 목놓아 외친다.

중앙당 사정이 여의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조 대표의 낙선을 좌시하지만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최근 지지도 상승에 한계를 느낀 이 대변인은 자신의 비례대표 순번(3번)을 양보해서라도 조 대표 살리기의 희생양이 되고자 고민했다.

"당헌개정 등 방법만 있다면 벌써 양보했을 것"이라는게 이 대변인의 말이다.

서울에서 공수된 대표실 당직자들은 하나같이 "지역주의의 장벽에 맞서 고독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조 대표를 따라 산화할 마음으로 내려왔다"며 하루 2시간의 취침시간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같은 주변의 간절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당사자의 마음은 얼음장 같다.

주변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선택한 길인 만큼 누구의 도움도 받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부인을 비롯한 2명의 자녀들의 '희생'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빚을 지고 싶지 않다는 게 표면상의 이유다.

조 대표가 선거유세 내내 시끄럽다고 유세용 차량에 로고송도 못 틀게 하고, 마이크나 확성기를 잡는 유세를 거부한 것도 꼿꼿한 성품과 '쇼'를 싫어하는 그의 성격이 선거운동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그는 하루 평균 10km 정도를 걸으면서 '기존의 구태의연한 선거운동 방식을 버리고 조용히 유권자들을 접촉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놓지 않고 있다.

그의 곧은 성격이 물설고 낯선 대구에서 얼마나 호소력을 발휘할지 새삼 관심이 모아진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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