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복, 간호복을 만드는 소재에 관한 한 제가 전국 상권을 쥐고 있습니다".
서문시장이 도매기능의 상당 부분을 서울 시장에 빼앗겼지만 그래도 전국 최고를 자부하는 상인이 있다.
바로 서문시장 1지구에서 의사복과 간호복(服)용 천을 취급하는 성신상사 박노철(58)씨이다.
박씨는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30여년간 의료용 소재를 연구하며, 30여개의 특허와 50여개의 상표등록을 해온 전문가. 상표 등록.유지비만 해도 만만찮지만 '상품을 지키려는 애착 없이는 경쟁력도 없다'는 생각으로 품질을 개선하면서 경쟁력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다.
"첨단화, 고부가화하는 해외 시장의 흐름을 살피면서 옷감을 개발하는데, 한품목 개발에 약 2년 걸립니다".
박씨는 단순히 의료용 소재개발 뿐만 아니라 착용감과 편의성 기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직접 옷을 입어보고 보완하는 작업도 세 차례나 포함돼 있다.
박씨는 매일 오전 임직 염색공장에 들러 직접 완제품을 검사한다.
"눈감고도 천을 만져보면 상품이 잘 됐는지 아닌지 알 수 있어요. 그게 30년간 쌓아온 나만의 노하우죠".
박씨의 이런 정성과 기술 덕분에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의 의사복, 간호복 봉제업자들이 한평 반짜리 박씨의 가게로 모여든다.
"간호복지도 트랜드가 있어요. 얼마 전까진 살짝 무늬가 많이 들어간 상의가 유행이었는데 최근엔 다시 무늬없이 고급스런 색감을 중시해요. 또 색깔도 일반외과.내과는 흰색, 치과 및 소아과는 분홍색, 정신과는 주황색 계열, 치매병원은 푸른색 계열 을 선호하죠".
박씨는 전국 유명 병원의 의사.간호사들이 자신의 소재로 만든 옷을 입은 것을 볼 때면 자부심을 느낀다.
"서울에서 원단을 샀다고 하면 가치있게 보고, 대구 원단이라면 낮게 보는 등 모든 상권이 중앙집중쪽으로 착시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승산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는 장사를 해도 주먹구구식이 되서는 안됩니다.
품질이 개선되도록 제조업체에 압력을 가하든지, 직접 좋은 품질을 갖추도록 노력하고 투자한다면, 전국 상권도 내 손바닥안에 있는 거죠".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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