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방수영의 일본역사 기행-(10)백제관음상

나라(奈良) 인근의 호류지(法隆寺)는 세계적인 보물로 평가받고 있는 백제관음상(百濟觀音像)과 고구려 담징이 그린 금당벽화(金堂壁畵)를 소장하고 있다.

모두 우리 선조들의 작품이다.

금당벽화는 중국의 운강석불, 경주 석굴암과 함께 동양의 3대 미술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백제관음상은 본래 금당(金堂)에 안치됐으나 지난 1998년 별도의 전각을 만들어 보관하고 있다.

이는 일본도 관음상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호류지 약연기(田各緣起)의 표현에 따르면 백제관음상은 일본을 대표하는 불상으로 일본에서는 보기 드물게 팔등신의 늘씬한 모습과 우아하고도 자애로운 자태로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어 관음상을 안치할 전당을 세우는 것이 오랜 염원이었던바 1998년에야 성사돼 이곳에 안치하게 됐다고 적었다.

호류지에 얽힌 이야기를 다룬 '노래하는 역사'(이영희 저)의 한 토막을 전한다.

1990년 호류지 개.보수 및 조사작업을 하던 중 금당의 석가삼존불 좌대를 받치고 있던 탁자 속에 묵화와 묵글씨가 발견돼 일본 매스컴이 들끓었다.

학자들이 총동원됐는데도 1천300여년만에 자취를 드러낸 글과 그림의 의미를 해석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일본 언론의 성화에도 의미를 해석하지 못하자 우리나라 이두문의 대가인 이영희씨에게 의뢰가 온 것이다.

이씨는 우리말로 낱말들을 쉽게 풀어냈다.

호류지 건립을 위해 백제 땅에서 건너온 기술자들은 3년에서 7년까지 일하곤 했는데 처자를 고향에 두고 낯선 땅에서 머물러야 했던 기술자들이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야한 농담을 낙서화했다는 결론을 냈다.

우리말이어서 일본인들이 몰랐던 것이었다.

전문적인 해설을 다 옮길 수가 없어서 유감이지만 야한 농담을 상징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필치로 그려낸 백제 기술자의 지적 수준을 엿볼 수 있는 작품아닌 작품이다.

방수영 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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