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中 재협상 참가 통보...쌀시장 개방 임박

한-칠레 FTA체결로 과수농업이 직격탄을 맞은데 이어 중국의 한국 쌀 개방 재협상 참가로 쌀시장의 전면 개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다음 달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쌀 개방 재협상에서 쌀 시장 전면 개방이 결정될 경우 내년부터 값싼 중국쌀이 대량 수입돼 우리 쌀산업의 기반이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13일 (제네바 시간) 주 제네바 한국대표부에 한국의 쌀 시장 개방 재협상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해왔다.

이로써 한국과의 쌀 개방 재협상에 응할 뜻을 표명한 국가는 호주, 아르헨티나, 태국 등 모두 4개국으로 늘어났으며 미국도 오는 20일 이전에 협상 참가의사를 통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쌀 시장 개방 재협상에서 협상 상대국 중 단 한 나라라도 관세화 재유예를 거부하면 내년부터 우리 쌀시장을 전면 개방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먹는 품종인 자포니카 계열의 쌀을 수출하는 나라는 호주와 미국, 중국 등 3개국이다.

허무열 대구한의대 유통금융학부 교수는 "호주는 쌀 수출보다 협상을 통해 쇠고기수출 쿼터를 늘리려는 목적이 있고 미국도 쌀시장 완전 개방보다 의무수입 물량을 늘리려 한다"면서 "그러나 중국은 품질, 가격 경쟁력 등을 내세워 쌀 시장 완전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쌀 전문가들은 쌀 시장 완전 개방이나 관세화 유예조치와 상관없이 내년부터 쌀 품질이 우수하다고 알려진 중국의 동북3성(랴오닝, 지린, 헤이룽장) 쌀이 집중적으로 수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지역의 논 면적은 우리나라 전체 논 면적 100만ha의 2배가 넘는 216만ha에 달하고 우리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가격이 싸 국내 쌀 산업 기반을 뒤흔들어 놓을 것으로 보인다.

농촌경제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동북3성의 쌀 생산량은 모두 1천700만t으로 우리나라 전체 소비량의 3배가 넘는 규모다.

게다가 중국은 최근 한국과 일본시장을 노리고 동북3성 지역 쌀품질의 고급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어 한국 시장에 대한 중국 쌀의 수출 잠재력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01년 6만3천t, 2002년 9만5천t, 지난해 10만3천t의 쌀을 한국에 수출했으며 미국은 지난해 4만9천500t의 쌀을 한국에 수출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완전 개방보다 의무수입 물량을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현재로서는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에서 보듯 의무수입 물량이 10%를 넘으면 완전개방해야 하지않으냐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국내 쌀 생산량이 남아도는 판에 10%를 넘는 물량을 의무 수입할 경우 재정 부담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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