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화클릭-불붙는 독서운동

23일은 책을 가까이 하자는 뜻에서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의 날'. 그러나 안타깝게도 책은 사람들에게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두 명이 1년에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을 정도다.

가정의 응접실에는 책 대신에 고급양주나 컴퓨터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책의 위기'란 말이 피부에 와닿는 시대다.

이처럼 책을 읽지 않는 사회 분위기 확산에 따른 문제의 심각성을 절감하고, 이를 '극복'하자는 독서운동이 사회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이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북 워킹(Book Walking)운동'에 발벗고 나섰으며 북스타트, 북크로싱, 학도넷 등 민간차원의 독서운동도 활발하다.

▨"책 읽는 대구 시민을 만든다"=대구시교육청은 지난 해부터 2007년까지 5년에 걸쳐 '학교도서관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첫해에 24억여원을 투입한데 이어 모두 159억여원이 소요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이 사업의 핵심은 318곳에 이르는 학교도서관을 진정한 독서교육의 공간으로 만들고, 나아가 학교와 지역사회가 연계한 독서운동을 확산시켜 책 읽는 대구시민을 만들자는 것이다.

대구시교육청 이경희 초등교육과장은 "독서를 통해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도모하고 창의력을 높이는 것과 함께 문화의 도시에 걸맞은 독서풍토를 조성하는 데 사업의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시교육청이 올해부터 중점 추진하는 '북 워킹 운동'은 독서운동의 소프트웨어란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운동의 골자는 가정, 학교, 지역사회 기관.단체들이 참여하는 '독서네트워크'를 구성, 운영하면서 여기에서 독서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한다는 것이다.

구체적 사업으로는 소년소녀 가장 및 저소득층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사랑의 책 나누기 운동과 도서바자회, 도서구입 영수증 쿠폰 적립제 등을 시행한다.

또 권장도서목록을 선정, 학생들에게 이 책들을 읽게 한 후 평가.시상하는 독서노트 응모전, 지역 방송사와 연계하는 학교탐방 독서퀴즈대회, 시낭송 및 작가와와 만남, 도서전시회로 구성되는 책이 있는 작은 콘서트 등도 사업에 포함돼 있다.

이 과장은 "북 워킹 운동의 근본 목적은 학생들에게 책을 읽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하고, 자연스럽게 책을 많이 읽도록 하는 것"이라며 "학생들은 물론 가정 및 지역사회와 연계해 범시민적으로 독서문화를 확산시키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만발하는 독서운동=최근 시민단체 등 민간에서 추진하는 독서운동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학교도서관을 활성화 하자는 시민조직인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02-336-7259)가 지난 3월 출범했다.

김종성 계명대 문헌정보학과 교수, 김용택 시인, 류주형 전국 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 회장 등이 참여한 이 단체는 인터넷 사이트(www.hakdo.net)를 통해 1만명 발기인을 모집하고 있다.

'학도넷'은 앞으로 학교도서관 활성화의 구체적 방안으로 학생들이 가장 접근하기 좋은 위치에 학교도서관을 위한 공간 확보 요구, 좋은 책과 자료 구비를 위한 예산확보와 효과적 집행 요구, 도서목록 개발 및 새로 나온 책 소개 및 서평, 도서관 활용 수업 활성화를 위한 수업모델 개발, 체계적 독서교육과 아침 10분 독서운동 등을 집중적으로 펼쳐나가기로 했다.

1992년 영국에서 처음 시작된 '북스타트'는 지난 해 4월 우리나라에서도 출범했다.

영.유아를 위한 독서캠페인인 북스타트는 어린이에게는 책을, 부모에게는 독서교육에 필요한 자문에 응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생후 1년 미만의 아기들이 유아기에서부터 '책 장난감'을 갖고 놀면서 책과 친숙해지고 소리에 대한 감성, 언어습득, 집중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지난 해 서울 중랑구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북스타트 한국위원회는 이 시범 사업에 대한 결과를 바탕으로 북스타트를 전국으로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미국 및 유럽 전역을 휩쓸고 있는 '북크로싱(bookcrossing)'도 우리나라에 상륙, 확산되고 있다.

북크로싱은 2001년 미국에서 시작된 '책 해방 운동'으로 읽은 책을 일정한 약속 장소에 두면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도록 하는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단순히 책을 서로 돌려보거나 책 정보를 공유하는 차원을 넘어 책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려는 문화운동이다.

북크로싱 운동은 지난해 말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후 한 인터넷 카페를 통해 2천여명이 참가하는 등 인터넷에서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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