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북한방송은 북녘의 형제들에게는 희망의 등대로, 남녘의 동포들에겐 진리의 횃불로 작용할 것입니다."
19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에 자리잡은 탈북자들의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 '자유북한방송'(대표 김성민.www.freenk.net) 스튜디오.
20일 밤 8시 첫 방송 송출을 앞두고 5∼6평 남짓의 스튜디오에서는 생생한 북한식 어투를 구사하는 2명의 탈북 여성 아나운서들이 막바지 녹음 작업에 한창이었다.
이들 중 2001년 4월 입국한 언니 격의 노유진(35)씨는 북한의 함북 도당 선전부 방송 선전차에서 10년 동안 방송원으로 활동한 베테랑.
노씨는 "북에서 하던 방송 일이라 아나운서 제의를 반가운 마음으로 선뜻 수락했다"며 "북녘 동포들에게는 바깥 세상을 알리고 탈북자들에게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씨는 "북한에 대한 자극 등 탈북자 사이에서도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들의 동참을 이끌어내 북한의 민주화와 통일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씨는 그러나 "북한에서는 박력 있고 우렁찬 목소리로 사람들을 감동시키면 됐지만 남쪽식으로 부드럽게 하려다 보니 어색하다"며 엄살을 피우기도 했다.
노씨는 방송국 개국을 앞두고 연일 계속되는 강행군에 "북에서 어려웠던 생활을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며 "열심히 하면 성공의 길이 열리지 않겠느냐"고 미소지었다.
노씨는 오는 25일 동료 탈북자와 화촉을 밝히고 제2의 행복한 인생을 꾸려나갈 예정이다.
한편 노씨의 파트너로 일할 정주화(30.여)씨는 인터뷰 과정에서도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방송 초년병.
탈북자 단체인 백두한라회 총무로 있다 불쑥 아나운서 제의를 받은 정씨는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며 "북한 주민들이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할 작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자유북한방송은 매일 밤 8시부터 한 시간 동안 온라인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20일 첫 방송에는 '남북관계 뉴스'와 함께 상임고문을 맡은 황장엽 전(前) 북한 노동 당 비서가 출연, '북한 민주화와 방송의 사명'을 주제로 50분 동안 민주주의 철학강의를 펼친다.
이튿날부터는 고정 프로그램으로 황 전 비서의 '민주주의 철학강의'와 탈북자 수기를 극화한 '북한사람 이야기', '남북관계 뉴스' 등이 매일 편성되고, 논평, 시사해설, 탈북자들이 출연하는 '탈북자 발언대' 등의 프로그램이 요일 별로 선보인다.
김성민 대표는 "하루 한 시간씩 북한에 단파방송을 내보내는 것이 목표"라며 "북한을 자극한다는 일부 우려도 있지만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 초 황 전비서에 대한 살해위협에 이어 최근 개국을 앞두고 방송관계자에게 협박성 e-메일이나 전화가 잇따라 자유북한방송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빚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연합뉴스)
사진 : 20일 밤 8시 첫 방송 하는 인터넷 라디오 '자유북한방송'의 아나운서로 나선 탈북여성 노유진(왼쪽)씨와 정주화씨.(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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