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미있는 수학이야기-수학과 노벨상

상 중에서 가장 영광스러운 최고 권위의 상은 단연 노벨상이다.

영화 '뷰티플 마인드'의 주인공으로 그려진 수학자 죤 네쉬는 게임이론에 관한 그의 탁월한 업적으로 1994년 노벨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그가 받은 상은 수학상이 아니고 경제학상이었다.

노벨상에는 수학상이 없다.

노벨은 1896년 그가 죽을 때, 매년 평화.문학.물리학.화학.철학 분야에 시상을 하도록 92만 달러의 상금을 남겼다.

여기에 왜 수학이 빠졌을까 하는데 대해 구구한 억측이 많다.

그 중 하나가 노벨은 수학을 비현실 과학이며 인간을 위해 별 소득이 안 되는 쓸모없는 학문이라고 생각하여 싫어했다는 것이다.

다른 것으로는 그의 여인이 수학자와 바람을 피웠다는 소문(아마도 허황한) 때문에 수학에 원한을 가졌다는 설도 있다.

과연 노벨이 여자 때문에 수상 대상 분야에서 수학을 제외시키도록 했을까. 그렇다면 그 여인은 누구일까. 노벨은 결혼한 적이 없었다.

따라서 문제의 여인은 우선 그의 부인은 아니다.

그가 알고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했던 여인으로 베르타 킨스키와 소피 헤스라는 두 명의 여자가 있었다.

베르타는 노벨이 43세 때 신문광고를 통해 가정 관리인으로 고용했던 사람으로 자신보다 10년 연하의 오스트리아 여인이었다.

그녀는 고용된 지 일주일 만에 애인과 눈이 맞아 도망을 가버렸다.

하지만 노벨과 베르타와의 인간적인 우정은 평생 동안 계속되었으며, 베르타는 반전 운동으로 제1회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소피는 베르타가 나간 얼마 후 만난 20세의 오스트리아 꽃집의 여인이었는데, 노벨은 그녀에게 비엔나, 파리, 독일에 각각 아파트나 빌라를 마련해줄 정도로 극진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배려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방탕한 생활을 그치지 못하여 노벨의 애를 태웠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 여인과 눈이 맞은 사람은 누구도 수학자는 아니었다고 한다.

그러면 무엇이 노벨로 하여금 수학에 대하여 원한을 갖게 하였을까. 노벨은 스웨덴 수학자 밋탁 레플러를 몹시 싫어해 그에게 상이 돌아가는 일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하여 노벨상에 수학을 배제하도록 했다는 주장이 있지만 실제로 그를 싫어했는지 또 왜 싫어했는지는 노벨만이 안다.

수학에 있어서는 영예나 인지도 면에서 노벨상과 맞먹는 상이 필즈상이다.

필즈상은 캐나다의 수학자 죤 필즈가 제창하고 기금을 모아 만든 상으로 이 상의 공식적인 이름은 '수학에 있어서 탁월한 발견에 대한 국제 메달'이다.

필즈상은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국제수학자대회'에서 시상하는데, 제1회 필즈상은 1936년 핀란드의 알포스와 미국의 더글러스에게 주어졌다.

노벨상과는 달리 필즈상은 수상자의 기존의 업적뿐만 아니라 장래의 성취에 대한 격려를 그 취지로 하고 있다.

따라서 수상자는 '현저한 업적을 가진 40세 이하의 수학자로서 장래의 발전 가능성을 강하게 나타내는 자'로 그 자격을 한정하고 있다.

이 제한으로 인해 유명한 '페르마의 최후 문제'를 해결한 앤드류 와일즈도 수상대상에서 제외될 수 밖에 없었다.

황석근(경북대 수학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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