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흘 간 방중이 베일 속에서 막을 내렸다.
북한 관영언론은 김 위원장의 북한 귀환 다음날인 22일이 돼서야 방중 사실을 보도했고, 중국 외교부도 이에 맞춰 공식 브리핑을 했다.
북한이 얼마나 난해하고 다루기 어려운 나라인가를 재확인시켜 주는 일이다.
국제사회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보도나 브리핑에서 새로 확인된 정보는 없다.
북한 관영언론은 방중사실을 단순 보도하는데 그쳤고, 중국 외교부 브리핑은 '방중이 매우 중요하며 성공적'이었다는 논평으로 끝나고 있다.
북핵이나 6자 회담과 관련해 흘러나온 추측보도도 기존의 합의나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방중 의도는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즉 중국과의 기존 동맹관계 강화, 4세대 지도자들과의 유대감 형성을 바탕으로 대북 지원정책의 지속, 대미관계에서의 북한 대변 요구가 그 핵심이 아니었나 짐작된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을 통해 개혁.개방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고 있는 상황임을 내비쳤다.
그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2000년 5월 말과 2001년 1월에 이어 3번째로 중국을 방문했다.
첫 방문에서 중국의 개혁.개방을 큰 성과로 평가했고, 두 번째 방문에서 상하이의 천지개벽을 눈으로 확인했다.
이번 방문에서는 톈진(天津)을 깜짝 시찰해 개혁.개방의 실상을 재확인했다.
2002년 7.1경제관리 개선조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중국의 발전상은 그에게 갑갑증을 주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그러나 핵과 미사일 등 대량 살상무기에 대한 미국의 적대정책을 벗어나지 않는 한 북한의 개혁.개방은 옴짝달싹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방문에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걷어달라"고 주문했다는 보도도 여기에 근거를 두고 있다.
9.11 테러 이후 미국은 국제안보 위협세력에 대해 일관된 대립자세를 취하고 있다.
핵을 일방적으로 포기한 리비아 식 접근 이외에는 해법이 없다는 결론이 된다.
김 위원장은 이 점을 직시해야 한다.
핵 고리를 스스로 푸는 용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