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 농사 최악" 우려 목소리

'선거도 끝났으니, 농촌문제에도 관심 좀 가져주세요'.

한우와 마늘 가격 폭락에다 사과나무 개화율 저조, 서리피해, 5월부터 쌀 재협상 등 농촌에 각종 악재가 연속되면서 올해는 최악의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우 수소의 경우 500㎏ 기준으로 작년말 410만원대를 호가했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폭락을 거듭해 현재는 310만원대로 100만원 정도 떨어졌고, 그나마 거래도 뜸한 편이다.

소 값은 내렸는데도 사료값은 계속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다음달 한차례, 8월이나 9월에 또 한차례 인상된다는 소식이 있어 축산농들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한지마늘도 정부가 중국산 수입마늘을 무분별하게 방출하면서, 지난해 이맘때는 1kg당 6천100원을 호가하던 것이 현재는 절반도 채 안되는 3천원 이하로 떨어졌다.

한지마늘 주산지인 의성의 경우 상인들의 발길이 끊긴지 오래이며, 농민들은 수입마늘의 위력을 실감하며 애만 태우고 있다.

양파 역시 중국산 수입양파가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제주.남해산 양파의 경우 가격이 곤두박질해 해당지역의 농협이 판촉행사를 벌일 정도다.

또 사과 주산지인 의성 옥산과 점곡, 춘산 등지에는 사과꽃이 만발했으나 개화율이 예년보다 크게 떨어져 사과 농사 첫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23일 새벽 서리가 내리면서 그나마 만개한 사과꽃의 상당수가 냉해를 입어 농민들의 한숨은 늘어만 가는 실정이다.

사과농사 1만5천평을 짓고 있는 청송군 현동면 거성리 남법식(41)씨도 "개화율이 작년보다 70% 감소한데다 이틀 연속 서리피해까지 겹치는 바람에 올 사과농사는 완전히 망쳤다"고 했다.

의성동부농협 권기창 조합장은 "요즘 사과 농민들은 개화율 하락에다 서리 피해까지 겹치면서 시작부터 울상을 짓고 있다"며 "최악의 흉년이 될 것이라는 말마저 나돈다"고 전했다.

한국농업경영인 경북도연합회 최태림 수석부회장은 "최근 농촌에는 각종 악재가 겹쳐 농민들이 시름에 차 있지만 정치권은 탄핵공방과 총선 후유증 문제만 거론하고 있다"며 "정치권은 '말로만 민생경제를 챙긴다'고 외치지 말고 농촌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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