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방수영의 일본역사 기행-(12)미륵보살반가사유상

일본 국보 1호인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은 교토(京都)시내의 고류지(廣隆寺)에 있다.

이 사찰은 국보 1호외에도 19점의 국보와 48점의 중요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

니혼쇼키(日本書紀)에 따르면 이 절은 AD 603년 백제사람인 진하승(秦河勝)이 쇼토쿠태자(聖德太子)로부터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받고 이를 본존(本尊)으로 해 절을 지었다고 한다.

공식적으로는 고류지라고 하고 있지만 절입구의 표지석이나 민간에서는 한반도에서 건너간 진하승을 기려 진사(秦寺) 또는 태진사(泰秦寺)라고 부르고 있다.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은 가느다란 눈, 또렷한 눈썹, 그리고 눈썹사이로 이어지는 콧날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다소 힘을 주고 있는 입술 양끝은 가벼운 미소를 머금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양손과 팔굽의 곡선은 우아한 아름다움을 풍기고 옷주름의 변화는 상체의 간결한 표현과 대조로 한층 절제된 미를 느끼게 한다.

조각으로 이처럼 신기(神技)에 도달한 작품은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는 안내책자의 평가답게 이 보살상은 일본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그런데 아스카문화를 꽃피운 나라(奈良)시대의 대표적 불상인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은 우리 국보 제83호인 미륵보살 반가사유상과 쌍둥이처럼 너무나 닮았다.

다만 재질이 우리 것은 금동재이고 일본 것은 목재다.

왜 닮았을까? 이 불상은 백제에서 만들어 일본으로 가져 왔거나 우리 소나무를 일본에 가져가 한반도 기술자들이 만든 것임이 분명하다.

1980년대 초 한 대학생이 이 불상을 꼭 껴안다가 새끼손가락을 부러뜨려 가져갔는데 일본 학계가 손가락의 단면을 조사해보니 한국산 적송(赤松)이었다.

그 적송은 한국에서도 경북 청송과 충남 부여, 그리고 백두산 일대에서만 주로 자라는 품종으로 밝혀졌다.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장시간의 접합수술로 본래 모습을 찾았지만 일본의 국보 1호가 한국에서 건너갔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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