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산성(金烏山城. 경북도기념물 제67호)은 구미시와 김천시 남면, 칠곡군 북삼면 경계지점인 해발 977m 금오산 정상부분 둘레 약 3천500m를 테뫼형(山頂式.정상 부근에 머리띠 모양으로 성을 쌓는 방식)으로 두르고 있다.
내성과 외성의 이중구조로 아직까지 남문.서문.중문.암문(暗門) 및 건물터가 남아 있지만 이 산성은 거의 파손되었으며 기초부분과 축성 흔적이 일부 남아있을 뿐이다.
*임진왜란때 왜구침입 막아
축성시 사용했던 자연석은 지형 탓으로 일부분이 약 20~30㎝정도 불규칙적으로 흩어져 있는 상태이며 산성종단(길이방향)은 대체적으로 급경사를 형성하고 산성 내측(서북측)은 완경사를 이루고 있다.
이같은 흔적으로만 봐서도 금오산성이 임진왜란 당시 이곳 일대 지방 문지기로서 견고하고 웅장했음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구미시는 지난 1991년부터 4년여동안 15억여원을 들여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은 금오산 진입 주통로의 외성인 성곽보수 150m, 성문 및 성루 신축, 200여m의 등산로 개설사업만 벌였을 뿐 지금까지 제대로 된 성곽보수 공사는 없이 그 잔해만 발길에 사라져갈 뿐이다.
*거의파손...축성 일부만 남아
금오산성을 언제 맨 처음 축성했는지에 대해 지금의 문헌상으로는 찾을 수 없다.
하지만 고려말 왜구들의 침입이 이곳 내륙까지 빈번했고 인명살상과 노략질이 심해지자 주민들이 천혜의 요새인 금오산으로 피난, 산성을 쌓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시대 '태종실록'에 따르면 태종 10년(1410년)에 금오산성을 수축(修築)한 것으로 돼 있고 '경상도속찬지리지(慶尙道續撰地理志)'에는 3년후인 태종13년에 개축(改築)한 것으로 기록돼 전해지고 있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4년뒤인 선조 28년(1595) 비변사에서 금오산성 수축의 필요성을 상계(上啓)한다.
선조는 배설(裵楔)에게 우의정겸하사도체찰사(右議政兼下四都體察使) 이원익(李元翼)의 의견을 들은 뒤 보수하도록 명하고 공사를 전담케 했다.
이원익은 당시 선산부사(善山府使) 김윤국(金潤國)이 금오산성 수축 임무를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진주목사로 있던 배설을 선산부사 겸 금오산성 별장(別將)으로 임명한다.
다음해인 선조 29년(1596)에 다시 배설에게 경상도조방장(助防將)을 겸임케 해 산성수축과 방어를 맡도록 조치했다.
당대의 문신 최현(崔晛.1563~1640)이 남긴 일선지(一善志)에서 "부사 배설은 조정의 명령으로 금오산성을 개수하는데 본부인 선산부를 포함한 9개 주현(문경.함창.상주.금산.지례.개령.성주.고령)의 민과 군을 동원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선조 30년 정유년(1597) 7월에 왜군이 이곳 금오산성을 재침입(丁酉再亂)해 왔으나 앞선 을미.병신년 등 2년 동안 산성을 수축, 방책을 튼튼히 하고 병력을 강화해 왜군들이 쉽사리 공략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선조 31년 무술년(1598) 임진왜란이 끝날 때까지 7년중 후반 4년 동안 금오산성의 역할이 지대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군사적으로는 최전방 지휘부로, 행정적으로는 전란시 백성들을 소개하고 보호하는 한편 다각적 의병을 전개한 대관방(大關防)이었다.
*조선 산성연구 귀중한 자료
구미시 김교승(金敎承) 문화원장은 "고려시대때 축조돼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모두 4차례에 걸쳐 수축(修築).개축(改築).가축(加築) 등으로 외침을 막아낸 산성으로 역사학적 의미가 있다"며 "조선시대 산성 연구에 귀중한 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무너져 내린 금오산성 내성의 우거진 잡초속에 외로이 세워져 있는 금오산성중수송공비(金烏山城重修頌功碑)에는 "고종 5년(1868)에 흥선대원군 섭정 당시 내성을 수축했는데 누곽규모가 100여간에 이르렀고 1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관아와 군창을 새로 지었다"는 기록만 소리없이 전할 뿐이다.
구미시청 강동선(康東善) 문화재계장은 "금오산 정상부분 내성에는 7개 저수지, 8개 우물, 병력 3천500명이 먹을 수 있는 군량창고가 있었다"면서 "지난 70년 초반까지도 성안마을이라 불린 이곳에 주민 5, 6가구가 농사를 짓고 살았을 정도로 성곽규모가 컸다"고 말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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