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예천 회룡포·용문사 윤장대

잔인한 계절 4월이 지나고 계절의 여왕 5월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석가탄신일 등 많은 기념일이 있어 주말마다 바쁜 철이다. 봉급생활자의 지갑이 가장 가벼워지는 달이기도 하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함께 있는 이번 주말 가족여행을 떠나면 어떨까?

예천에는 천년고찰이지만 비교적 덜 알려진 용문사와 우리나라에서 가장 원형이 잘 보존된 물돌이동인 회룡포가 있고 수질 좋기로 유명한 온천도 있다.

◇ 용문사 윤장대

용문사 오르는 길은 울창한 숲길이다. 계곡을 끼고 호젓한 산길을 오르면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일주문을 만난다. 돌계단을 오르면 사천왕상을 모신 회전문이 나타난다.

경주 불국사의 사천왕상보다도 더 큰 규모다. 부석사 '안양문'을 오르고 나니 '안양루'가 되듯이 용문사 '회전문'도 오르고 나니 '해운루'가 된다. 경사진 언덕위에 석탄일 봉축등이 비로자나불을 모신 대적광전앞 뜰을 가득 메우고 있다. 법당은 보이지 않고 그저 등의 바다다. 밑에서 보니 마당 왼쪽과 오른쪽에 있는 탑신만 보이고 봄 햇살이 만들어 낸 등 그림자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대적광전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찾아 오르니 발밑에 봉축등 물결이다. 오른편에 대장전이 보인다. 근래 큰 화재로 대부분의 옛 당우가 다 타버렸지만 세가지 귀중한 문화유산이 봉안된 대장전에는 화마가 비켜갔다 한다. 대장전 자체도 보물이지만 안에는 우리나라 유일의 윤장대가 있다. 윤장대는 일종의 회전식 경장(절에서 불경을 보관하는 곳집)이다.

대장전 안 불단 좌우에 하나씩 놓인 이 윤장대는 주지 청안스님이 해마다 음력 삼월삼짇날과 중양절(음력 9월9일)을 '윤장대 돌리는 날'로 정해 신도들이 돌려보며 소원을 빌 수 있도록 배려해, 지금은 전국에서 불자들이 윤장대를 보러 온다.

청안스님은 한 이동통신사의 광고에서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라는 카피와 함께 울울창창한 대숲에서 한석규와 나란히 걷는 장면에 출연한 유명한 스님.

불단에는 역시 보물인 목불좌상 및 희귀한 목각탱이 금빛으로 칠해져 있다. 용문사는 가람배치가 영주 부석사를 닮아 있다. 제일 위에 있는 극락보전에 올라 아래를 보면, 소백산 자락에 파묻힌 천년고찰 용문사가 부처님의 청정도량임을 확인할 수 있다.

◇ 물돌이동 회룡포

예로부터 십승지의 하나로 불렸던 예천군 용문면에는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물동이동인 회룡포가 있다. 소백산을 굽이돌아 내려온 내성천이 350도로 마을을 휘돌아 흐르는 '육지속의 섬마을'이다.

산과 물이 태극모양으로 조화를 이룬 명당인 이곳에는 모두 9가구가 살며 고추와 벼농사를 짓고 있다. 마을경계의 95%정도가 강물이 쌓아놓은 모래밭이고 육지와 연결된 부분은 나지막한 산이다. 곱고 깨끗한 강모래는 바닷모래처럼 끈적이지 않는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일정도로 맑은 물이 만들어 낸 강모래에 누워 깨끗한 하늘을 바라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 물돌이동의 제대로 된 모습을 보려면 강건너 앞산인 비룡산에 올라야 한다.

통일신라때 의상대사가 세운 고찰 장안사가 있다. 절까지 차로 오를 수 있다. 장안사를 지나 4백여m를 오르면 회룡대라는 전망대로 오르는 길이 나타난다. 철길 침목으로 만든 계단 양쪽에 진달래가 만발했다. 솔숲길을 오르면 숨이 조금 차지만 솔향이 바람에 묻어와 숨을 크게 들이쉬면 상쾌하기 그지없다.

회룡대에 서면 감탄사가 절로 난다. 은빛 모래밭에 마을이 올라앉아 있다. 예천군에서는 회룡포를 농촌체험 테마관광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 물 좋은 예천 온천

감천면 관현리에는 예천군에서 직영하는 예천온천이 있어 여행후 피로를 풀기에 안성마춤이다. 지하 860m에서 용출되는 중탄산나트륨 단순천인 이곳은 알칼리성 온천수로 염소, 칼슘, 불소, 탄산 등 몸에 좋은 미네랄 성분이 많이 있어 성인병, 부인병, 노인병 등 각종 질병예방에 도움이 된다.

특히 수질이 부드러워 피부윤택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인근지방에서 많이들 찾는다. 입장료는 성인 4천원, 소인과 노인 2천5백원이며 30인이상 단체는 3천5백원. 문의:054-650-6588

글.사진 정우용기자 sajah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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