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성로 축제 협찬금 마찰 특정상품 불매운동

"우리(SK텔레콤)가 더 많이 협찬했으니 당연히 통신골목 행사 주도권의 절반은 우리한테 넘겨달라". "아무리 그래도 여태껏 행사를 같이해온 상도가 있는데 올해까지만 참아달라".

동종 업계간 과열경쟁이 밑바탕에 깔린 가운데 동성로 축제 협찬금 문제가 특정업체 불매운동과 고소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2000년부터 동성로 축제에서 매년 3천만원씩 협찬하며 통신골목(중앙파출소~동아양봉원)에서 각종 이벤트를 열어 온 KTF가 올해 홍보예산 부족으로 협찬금을 절반(1천700만원)으로 줄였으나 그동안 진행해 온 행사를 그대로 시행하면서부터.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경쟁사인 KTF보다 훨씬 많은 4천만원의 협찬금을 제공할테니 통신골목에서 KTF의 기득권을 인정하지 말고, 50대50 비율로 행사를 진행하도록 해달라고 동성로상가번영회 측에 요구했다.

SKT은 2002년과 2003년에도 4천만원씩 협찬하면서 대구백화점~중앙파출소 구간을 'TTL거리'로 지정, 이벤트를 해왔다.

동성로 상가번영회 측은 "이미 KTF와 계약이 이루어진 상태여서 협찬금은 줄었으나 신의를 저버릴 수 없다"며 지난 2년처럼 SK텔레콤이 올해만 더 TTL거리를 운영하고, 내년에 협찬 참여 방식을 새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SK텔레콤과 동성로상가번영회간 협상은 이뤄지지 않았고, 상가번영회는 SK텔레콤의 협찬없이 행사를 진행했다.

문제는 지난 21~23일에 발생했다.

축제에 협찬금을 내지 않은 SK텔레콤이 동성로축제 행사장에서 도우미들을 대거 동원, 대규모 판촉 이벤트를 실시한 것.

"SK텔레콤 홍보원들이 중구청 직원들이 단속하면 숨었다가 다시 나타나는 식으로 숨바꼭질 판촉활동을 하는 바람에 행사가 엉망이 됐습니다.

이는 대기업의 횡포입니다".

동성로상가번영회 차병국 회장은 "SK텔레콤을 행사방해 혐의로 고소하는 한편, SK텔레콤 불매운동을 펴기로 했다"고 말했고, SK텔레콤 대구지사 관계자는 "축제 협찬이 무산돼 남은 예산으로 이벤트를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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