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시내버스 파업이 4일째 지속되는 가운데 사용자측인 대구버스운송사업조합이 노조의 파업에 맞서 28일 직장 폐쇄를 결의했다.
이에 따라 파업사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는 커녕 노사 양측의 갈등이 더욱 깊어져 파업 장기화가 불가피해졌다.
◇차가운 시민 여론
시민들이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 동조 의식을 갖고, 시나 행정 당국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을 보내던 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대구시청 홈페이지의 게시판에는 요즘 '버스 파업에 절대 시민이 굴복하면 안된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파업 이후 하루 수십통의 글이 올라오는데 이중 80% 이상이 비난의 화살을 노.사로 돌리고 있는 것.
버스 정류장 등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28일 오전, 출근길에 버스를 기다리던 박미정(32.여.대구 동구 불로동)씨는 "불경기로 모두 어려운데 '시민들의 발'이 파업을 하는 것은 정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출근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30여분 늘어났지만 대구시가 혈세를 임금 인상을 위해 주면 안된다"고 말했다.
◇노사정 합의문은 '휴지 조각'
버스노조가 소속된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와 대구시, 대구경영자총협회는 지난 3월12일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자며 노사정 공동선언문을 냈다.
그러나 대화와 타협으로 이루겠다는 산업 평화와 노사협력 증진, 노사분규 예방이라는 공동선언문이 노사 모두 자신들의 실리 문제로 2개월여만에 휴지가 된 것.
시민들은 "대구의 노조, 사용자 대표가 서명까지 하면서 다짐한 공동선언문의 뜻이 이렇게 공허하게 사라질 수 있나"면서 "공동선언문을 낼 때의 뜻을 되새겨 보라"고 말하고 있다.
◇파업 장기전 채비
시민들의 눈이 이처럼 차갑지만 노조와 사용자는 모두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
노조는 27일 오후 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준공영제에 대한 대구시의 시행의지 부족 △조합의 버스기사 임금 문제 호도 등을 주장하며 종전의 입장을 고수했다.
버스노조 장용태 지부장은 "이번 파업은 버스를 근본적으로 개혁해 서비스를 개선하고 다시는 파업을 되풀이하지 않기위한 것"이라며 "사용자 측과 시가 노조의 최종안을 수락않을 경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또 전국자동차노조연맹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전국 조직이 연대해 총파업 등 강력한 연대 투쟁도 불사해 사상 초유의 버스 올스톱 사태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사용자측은 27일 오후와 28일 오전에 모임을 갖고 임금 인상 등 새로운 대안 마련에 나섰지만 사용자들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또 대구시도 파업이 28일에 해결되지 않으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경북지역의 전세버스 확보에 나서는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최병고.문현구기자
사진 : 대구 시내버스 파업 3일째인 27일 오전 중구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택시와 마을버스를 이용해 등교하고 있다. 이상철기자 find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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