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 대통령 연세대 특강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27일 직무복귀 이후 처음으로 연세대에서 특강을 갖고 '변화의 시대 새로운 리더십'을 주제로 두시간여 동안 하고 싶은 말들을 쏟아냈다.

◇진보와 보수에 대한 생각

노 대통령의 강연중에서 진보와 보수에 대한 노 대통령의 생각은 정치권의 논쟁거리로 등장했다. 노 대통령은 "진보, 보수가 뭐냐"라면서 "보수는 힘이 센 사람이 좀 마음대로 하자, 경쟁에서 이긴 사람에게 거의 모든 보상을 주자, 적자생존을 철저히 적용하자, 약육강식이 우주 섭리 아니냐, 그렇게 말하는 쪽에 가깝다"고 정의했다.

이어 진보에 대해서는 "인간은 어차피 사회를 이루어 살도록 만들어져 있지 않느냐, 더불어 살자는 것이다. 어느 쪽도 극단적인 것은 없지만 크게 봐서 이렇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가급적 바꾸지 말자가 보수고, 고쳐가며 살자가 진보다"라면서 "헷갈릴 때가 있지만 자본주의에 사는 한 보수는 약육강식, 되도록 바꾸지 말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의 보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한 발 더 나아간다. "특히 한국처럼 아주 오른쪽에 있는 나라는 더더욱 바꾸지 말자는 기득권 향수가 강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렇게 이해하면 간명하다. 합리적 보수, 따뜻한 보수, 별 놈의 보수를 갖다 놔도 보수는 바꾸지 말자다"고 규정했다.

◇경제위기

경제위기론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예의 낙관론을 거듭 내세웠다. "경제위기론, 여러분들은 취직 걱정이 많아 실감날 것"이라면서도 "경제위기론에 동의하지 않는다. 많은 지표를 보고 있는데 위기는 언제든지 오지만 잘 관리하고 있어서 제가 있는 동안은 문제 없다"고 말했다.

◇정경유착

노 대통령은 정경유착과 권언유착을 지적하다가 "조폭문화를 청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대통령은 조폭문화에 대해 "자기들끼리는 칼같은 법을 세워놓고 있지만 그러나 외부 세계에 대해서는 전혀 법을 존중하지 않는다. 칼을 들고 나오고 페어플레이를 하지 않고, 비열한 수단을 동원해 공격하고, 전혀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내부에는 강력한 룰을 만들어 놓고, 그 사이에서 철저히 충성과 보상의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이것이 조폭적 특권문화"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정경유착도 높은 수준의 것은 (자신이)끊겠지만 정언유착은 국민이 해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노 대통령은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며 상생의 정치를 강조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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