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롯데 상인점 개점 100일, 상권 변동 '미미'

롯데백화점 상인점 개점 100일, 지역 유통지도는 어떻게 변했을까.

애초 대구 달서구 첫 백화점인 롯데 상인점이 지난 2월20일 문을 열면서 달서구를 비롯한 대구지역 전체 상권의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 유통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당초 롯데 상인점은 앞산 순환도로와 지하철 등의 교통 요지에 입지했다는 점을 강조, 달서구.달성군 상권을 바탕으로 소비 수준이 비교적 높은 수성구민들까지 최대한 끌어들인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개점 직후 열흘을 제외하고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롯데 상인점은 타 백화점에 비해 고객 1인당 소비금액이 20%가량 낮으며 고객수도 롯데 대구점에 비해 40~50%에 불과하다. 이는 매장 면적이 롯데 대구점의 70%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당초 2천300억원이던 올해 매출 목표도 지금은 1천700억원으로 재조정한 상태다.

그 원인에 대해 유통관계자들은 백화점 매장 구성이 주요 고객층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 지역 백화점 관계자는 "인근의 수준높은 소비계층이 만족할만한 명품 브랜드가 거의 없어 정작 주요 소비계층은 다른 백화점으로 쇼핑을 나온다"고 말했다.

또 '쇼핑을 위해선 시내로 나간다'는 소비자들의 인식도 롯데 상인점이 쇼핑공간으로 자리잡는 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마트, 홈플러스, 월마트 등의 대형소매점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상권이라는 것도 백화점측으로선 어려운 점이다. 저가 경쟁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이 백화점에서 쉽게 지갑을 열지 않은 것. 홈플러스 권동혁 영남지역본부장은 "롯데 상인점 개점 직후 몇일간 10%정도 고객 감소가 있었지만 곧 회복됐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내부에선 '지역 2호점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역 1호점인 대구점은 소비자들이 호기심으로 많이 찾았지만 2호점인 상인점에 대해선 대구점보다 규모도 훨씬 작고 롯데백화점에 대한 신선함이 떨어져, 고객 이동이 적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롯데 상인점 최원묵 영업총괄팀장은 "지역민들이 새로운 백화점에 대해 적응하는 시일이 다소 걸리는 것 같다"면서 "통상적으로 5월 매출이 4월 매출보다 떨어지는데, 상인점은 이번달 매출이 4월 매출과 대등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으며 백화점 충성도가 가장 강한 화장품 매장에도 고정 고객이 늘어나는 등 이번달 들어 서서히 매출 안정세가 눈에 띈다"고 말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또 기존 실시해오던 무차별적인 홍보 및 판촉행사 대신 지역 밀착형 점포라는 강점을 살려 지역 인근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하는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손병철 점장은 "아파트 밀집지역인 지역 특성을 감안해 롯데백화점이 자체 개발한 아파트지역 전문CRM 프로그램인 AMS(Apartment Map Solution)시스템을 활용, 30, 40대 주부층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