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화를 창조한다-(11)섬유와 IT짝짓기

'입는 컴퓨터' 도전은 계속된다

굴뚝산업은 그 자체로는 더 이상 희망을 찾을 수 없다.

한계 상황에 직면한 전통 섬유.패션산업은 껍질을 깨고 IT(정보통신기술), BT(바이오기술), NT(나노기술)와의 융합을 시도해 볼 만 하다.

웨어러블 컴퓨터는 섬유.패션산업과 IT산업이 만난 첨단 산업이다.

#웨어러블 컴퓨터

미국 자이버넛(Xybernaut)사(社)는 2000년 이른바 웨어러블 컴퓨터로 불리는 입는 PC를 출시해 세계 컴퓨터 역사를 다시 썼다.

제품명 '모바일 어시스턴트 V(Mobile Assistant V)'. 본체인 데스크탑을 손바닥만한 크기로 줄여 허리벨트 등으로 몸에 부착할 수 있도록 했고, 머리에 쓰는 안경 형태의 디스플레이 방식을 개발했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작지만 바로 눈앞에서 화면이 펼쳐지기 때문에 몇 십 인치 이상의 대형 화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고, 우리에게 익숙한 윈도XP, 2000, 98 등의 운영체제를 도입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자이버넛이 개발한 웨어러블 컴퓨터를 진정한 의미의 웨어러블 컴퓨터로 보기는 어렵다.

모바일 어시스턴트 V는 일반인들이 사용하기에는 친숙하지 않은 컴퓨터다.

이 컴퓨터는 패션성이 결여돼 물자수리, 물류관리 등의 산업현장에 주로 이용되고 있을 뿐 거리에서는 결코 마주칠 수 없다.

#전자옷감을 개발하라

진정한 의미의 웨어러블 컴퓨터는 의류 외부에 컴퓨터를 다는 형태가 아니라 직물 내부에 컴퓨터 칩을 내장하는 것이다.

섬유가 곧 컴퓨터 칩이고 컴퓨터 칩이 곧 섬유여야만 일반인들도 쉽게 입고 다닐 수 있는 실용성과 패션성을 가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꿈의 컴퓨터는 디지털 기술과 고기능 섬유소재 개발을 동시에 필요로 한다.

지난달 대구를 방문한 유럽 스마트섬유의 선구자 조지 스탈리오스 영국 헤리엇대 교수(섬유공학)는 의류와 결합할 수 있는 유연한(플렉시블) 센서 개발에는 성공했으나 이 센서를 내장할 수 있는 적당한 섬유소재가 없어 상용화에 실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웨어러블 컴퓨터에 필요한 첨단 섬유소재는 전도성 섬유다.

전도성이 뛰어나야 반도체나 배터리를 연결해 회로를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는 미국 듀폰, 몰덴밀스사 정도가 전기신호나 전하를 전달할 수 있는 전자옷감(electronic textile)을 개발했고, 2002년 독일 반도체 회사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사는 세계 최초로 전자옷감속에 컴퓨터 칩을 내장하는데 성공했다.

인피니온은 전도성 섬유를 사용해 세탁이나 드라이클리닝을 할 수 있는 마이크로 프로세서와 커넥터를 제작한데 이어 뮌헨 디자인 스쿨과 공동으로 MP3플레이어를 스웨터, 블라우스, 원피스 직물 내부에 부착하는 쾌거를 이뤘다.

웨어러블 컴퓨터에 필요한 또 다른 섬유소재는 전도성 섬유와는 정 반대의 성질을 가진 도전성 섬유다.

컴퓨터 칩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차단하지 않는 한 웨어러블 컴퓨터의 상용화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도성 섬유와 도전성 섬유소재의 결합은 말처럼 쉬운게 아니다.

인피니온 경우 컴퓨터 칩 위에 전기가 잘 통하는 금속섬유를 코팅하고 그 위에 폴리에스테르 절연체를 사용하는 패키지 기술을 개발했지만 실제 상용화는 적어도 2, 3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사진: 2004년 각종 패션쇼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입는 컴퓨터.▨ 알림= '신화를 창조한다-섬유, 첨단현장을 찾아서'에 대한 섬유인, 지역시민, 섬유학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인터넷 매일신문(www.imaeil.com)에 떠있는 '신화를 창조한다. 첨단 섬유의 현장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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