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04> 포루투갈·그리스 8강 진출

포르투갈이 사활을 건 '올인 승부'끝에 스페인을 누르고 8강 티켓을 안았고 그리스도 러시아에 발목이 잡혔지만 스페인에 조별리그 탈락의 재앙을 안기고 준준결승에 합류했다.

주최국인 포르투갈은 21일(한국시간) 조세 알바라데스타디움에서 열린 2004유럽축구선수권대회 A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후반 12분 터진 누누 고메스의 결승골로 우승 후보 스페인을 1-0으로 꺾었다.

그리스와의 개막전에서 무릎을 꿇었던 포르투갈은 이로써 기분좋은 2연승으로 2승1패(승점 6)를 기록,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포르투갈이 이베리아반도의 라이벌인 스페인을 누른 것은 지난 81년 이후 23년만으 일이다.

반드시 승전고를 울려야 8강에 오를 수 있있던 포르투갈은 루이스 피구의 노장 투혼과 함께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반면 유난히 큰 대회에 약한 징크스가 있는 스페인은 전반 수비 위주의 소극적인 플레이를 벌인데다 골운까지 따르지 않아 고개를 떨궜다.

데코,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 등 '젊은 피'를 선발 출전시킨 포르투갈은 좌우 가릴 것 없이 폭넓은 활동반경을 선보인 루이스 피구의 노련한 리드속에 경기 시작부터 공세를 벌였다.

포르투갈은 21분 미구엘의 강슛이 상대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의 선방에 걸린 데 이어 44분 호나우두의 헤딩슛도 골문을 벗어났다.

스페인은 비기기만 해도 8강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방심 탓에 수비벽을 두텁게 쌓으면서 역습 위주의 플레이를 전개했지만 역시 결정적인 득점 장면은 연출하지 못했다.

2002한일월드컵 때 브라질의 통산 5회 우승을 견인했던 스콜라리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파울레타를 빼고 고메스를 투입했고 그의 '조커 카드'는 그대로 적중했다.

홈팬들을 열광케한 포르투갈의 결승골을 12분 교체 멤버 고메스의 발에서 터졌다.

고메스는 아크 정면에서 수비수를 등진 상황에서 피구의 짧은 패스를 받자마자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대각선 터닝슛했고 낮게 깔린 볼은 GK의 카시야스의 손을 피해 골망을 흔들었다.

반격에 나선 스페인은 16분 토레스의 슛이 왼쪽 포스트를 맞고 나왔고 30분에는 후아니토의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퉁기고 나오는 등 불운에 울었다.

가슴을 쓸어내린 포르투갈은 피구와 호나우두를 빼고 미드필더 페티트와 수비수 쿠투를 투입, 잠그기에 나서는 한편 간간이 역습에 나서 추가골의 기회도 잡았지만 골네트를 가르지는 못했다.

알가르베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돌풍의 팀 그리스가 뒤늦게 발동이 걸린 러시아에 1-2로 패했지만 동률(1승1무1패)의 스페인을 다득점에서 +2 앞서 2위로 대회 첫 8강 입성의 기쁨을 맛봤다.

초반은 러시아의 페이스.

러시아는 경기 시작 70초만에 드미트리 키리셴코가 벼락골을 터뜨려 기선을 잡았고 17분 불리킨이 쐐기골을 뽑아 승리를 예감했다.

키리셴코의 골은 대회 통산 최단시간 골로 기록됐다.

그리스는 전반 경기 종료 직전 스트라이커 지시스 브리자스가 만회골을 터뜨린 것이 '다득점 카드'의 행운으로 연결된 셈이다. (연합뉴스)

◇21일 전적

▲A조

포르투갈(2승1패) 1-0 스페인(1승1무1패)

러시아(1승2패) 2-1 그리스(1승1무1패)